음악과 친구

by 이길용

내가 사이먼이 좋다고 하자

친구는 내게 사이먼의 음악을 선물한다


내가 재즈에 매료되어있다 하자

친구는 내게 재즈로 가득 찬 앨범을 선사한다


내가 스팅이 좋다고 하자

친구는 스팅의 음악 중

추천하고 싶은 앨범을

마구마구 건넨다


내가 제네시스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 하자

친구는 엄청난 양의

제네시스 음악을 내게 뿌린다


내가 때론 바흐의 음악에 취해

살 때도 있다 하니

친구는 내게 다양한 바흐의 버리에이션들을 소개한다


그래서 한 번도 나는 쉴 틈 없이

친구 때문에

음악으로 가득 찬 세계를 누릴 수 있었다

허나 아주 가끔 친구에게

권하고 싶은 말이 있곤 했다


내가 ‘하고’싶은 것은

사이먼, 재즈, 스팅, 제네시스, 바흐의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음악을

‘하는’ 것이었다고


그래도 지금 난 행복하게

친구가 던져준 음악을 들으며

나의 음악을 ‘하고’있다


허나

여전히 ‘들음’과 ‘하는’ 음악 사이

내 ‘걱정’은 끝없이 길어진다


음악과 친구 사이

난 선택을 강요받은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