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인공지능의 글쓰기

by 이길용

사실 글쓰기는 고통스럽고 힘이 듭니다. 아무리 문장작성 교육을 반복해서 받았다 하더라도 새로운 글을 쓰기는 늘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러니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인류의 오랜 고민을 해결하는 매우 요긴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글쓰기는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비록 힘들고 고통스러운 작업이라 하더라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의 진보를 위해서라도 읽고, 쓰고, 또 써야 합니다. 그 모든 작업을 인공지능에게 맡겼다가는 사람도 인공지능도 갈수록 멍청해지며 바보가 되어 갈 겁니다.


인간의 글은 문자란 기호에 의지합니다. 인간이 체득한 정보나 느낌을 다른 관계 속에 소통하고 공유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가지치기를 감수하며 문자화합니다. 그래서 정보를 고정하고, 이를 전수하며, 소통의 공간에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인간이 만든 문자적 정보는 인간이 취득한 정보나 느낌의 매우 적은 부분만 담아내기에 문장이 완전해지지 않습니다. 늘 그렇듯이 문법은 구어에 선행하지 않습니다. 마지못해 무언가를 표현하면서 인간의 문장은 늘 비어있는 듯하고, 완전해 보이지 않으며, 즉발적이고 비논리적 표현에 치우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통을 위한 공유에도 '오해'가 생기고, '오독'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해석'이 요청되고, 이를 통해 불완전한 인간의 문장은 지속적으로 인지와 정보가 확장되는 구도를 유지합니다.


반면, 인공지능의 글쓰기는 인간이 생생한 무언가를 담아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즉발적이고 비논리적인 인간의 문장을 가지치기해, 문법적으로 깔끔한 뼈대만 남겨 놓습니다. 그래서 논리적 완결성은 갖추었지만, 인공지능의 문장은 종결적 형태이기에 지식과 정보의 확장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그냥 끝냅니다. 더는 덧붙이거나 시비할 것이 없는 '죽은 언어'를 남기게 됩니다. 정답만 내뱉는다고 해서 정보가 축적되거나 확장되지는 않습니다. 전형적 '에코 챔버 효과'로 인공지능의 답들은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던져지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이러한 종결적 확장 불가능한 정보문서들로 세상이 채워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냥 우리는 서서히 바보가 되어 갈 겁니다.


그래서 인간적 글쓰기 교육과 훈련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가 됩니다. 이 고통스러운 불완전하고 즉발적이며, 폭발적 감정응어리를 품고 있는 비논리적 문장을 더 많이 만들어내야만 우리의 문화와 문명을 진보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공교육 현장은 그러한 인간적 글쓰기 교육의 마당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도 기계도 서서히 바보가 되어 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