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스미다 수족관
애초엔 스카이트리를 올라갈 생각이었다. 600미터 상공에서 바라보는 도쿄의 모습, 비행기의 좁은 창으로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르게 눈 앞에 펼쳐지는 거대 도시의 파노라마는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모처럼 아빠의 출장이 끝나는 날 맞춰 도쿄로 날아온 고등학생 막내딸에게는 아주 적절한 관광 포인트가 될 참이었다.
아침 일찍 개장 시간에 맞춰 스카이트리를 찾아갔다. 그러나 2월 중순 도쿄의 강풍으로 인해 예약자 이외에는 스카이트리의 입장이 완전히 통제되어 있었다. 아뿔싸, 예약을 해 둘 걸... 이제 어쩐다?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 수족관 안내판이 눈에 띈다. 꿩 대신 닭이다. 옆에 있는 고등학생은 수족관도 좋아라 한다. 다행이다.
스미다수족관(すみだ水族館)은 스카이트리 기단 건물의 5층과 6층에 자리 잡고 있다. 동선이 정해져 있는 일반적인 수족관과는 달리 마음대로 둘러볼 수 있는 개방형 수족관이라고 한다. 특히나 치어부터 성어까지 해파리가 자라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전시해 놓은 해파리 연구실은 인상적이다.
사면이 바다인 나라답게 물고기에 대한 일본인들의 지식은 놀랍다. 짧은 일본어로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해파리도 종류마다 이름을 알고 있고, 새우도 종류마다 이름이 다르다. 어쩌면 수족관 오타쿠들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수족관 구경은 언제나 재미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바다 속의 세계는 그야말로 신비롭다. 더구나 그 너머로 사람이 움직이는 걸 보다 보면 마치 물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수족관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유리의 난반사를 고려해야 한다. 되도록이면 수조에 바짝 붙어서 유리에 비치는 모습이 사진에 담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CPL 필터를 챙겨갈 수 있다면 좀 더 깨끗한 물속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인공조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이트 밸런스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되도록이면 수족관에서는 RAW로 찍고 JPG로 컨버팅 하는 과정에서 화이트 밸런스를 맞춰 주는 편이 좋다.
스카이트리를 구경한다면 스미다수족관도 꼭 들러 보기를 권한다. 꿩대신 닭이 아니라 꿩 두 마리다. 수족관 구경 좀 더 하시면서 더위를 식혀 보시길...
여러분은 이제 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레드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