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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를 여행하는 몇 가지 방법

규슈 200% 즐기기

by 기타치는 사진가





규슈를 여행하는 코스는 국적 항공사가 취항하는 곳을 중심으로 할 경우 크게 네 가지 (기타큐슈나 미야자키도 국적항공사가 취항을 하는 모양이지만 아는 게 없어서 일단 패스), 후쿠오카, 나가사키, 가고시마, 구마모토를 각각 중심으로 하는 코스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물론 후쿠오카에서 구마모토는 신칸센으로 40분 정도, 후쿠오카에서 가고시마까지 신칸센으로 두 시간,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까지 JR 특급으로 두 시간이니 후쿠오카 in-out으로 잡고 기차 여행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1. 우선 후쿠오카 in-out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후쿠오카는 규슈의 중심도시로서 화려한 쇼핑과 다양하면서 저렴한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부산과 가까워 한국 사람들이 엄청 많이 들락거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만큼 한글 안내도 잘 되어 있어 굳이 일본어를 몰라도 크게 불편함이 없을 정도.

인천공항에서 아침 8:10 정도에 출발, 후쿠오카 공항에서 저녁 8:50에 출발하는 대한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도착하는 날도 아침 9시 반이면 공항을 나올 수 있고, 떠나는 날도 저녁 7시까지만 공항에 도착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 상으로 엄청나게 유리하다. 2박 3일 여정이라도 다른 곳 3박 4일만큼 즐길 수 있다는 게 후쿠오카의 장점이다.


정작 후쿠오카 시 자체에는 그다지 유명한 관광 명소는 없다. 다만 쿠시다 신사 같은 오래된 신사는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 쇼핑으로는 하카타역의 한큐백화점, 도큐핸즈, 캐널시티 등이 유명하다.

후쿠오카를 여행한다면 주변의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규슈 지역의 로컬 철도회사인 니시테츠의 중심역인 텐진역에 가면 한 시간 안팎으로 다녀올 수 있는 하루짜리, 혹은 반나절 코스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교통편에 점심 식사, 가벼운 관광 코스까지 포함된 세트 상품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다자이후 산책 코스, 야나가와 뱃놀이 등이 대표적이다.


후쿠오카에서 출발하여 유후인과 벳부를 들러 온천을 즐기는 코스는 규슈 여행의 대표적인 코스. 아소산에 올라 활화산의 분화구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훌륭하다.



유후인 긴린코 호수






2. 나가사키 in-out


나가사키는 일본인들 사이에선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이다. 바다를 끼고 언덕 위로 펼쳐져 있는 도시의 풍경과 아직도 도심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노면전차, 곳곳에 보이는 카스텔라 가게의 간판 등 여느 일본 도시와는 다른 멋과 재미를 즐길 수 있는 도시이다.


나가사키에서는 개항 당시 서양인들이 거주하던 그로버엔 지역, 매력적인 야경을 볼 수 있는 로프웨이 전망대, 원폭이 떨어진 평화공원 등이 볼거리이다. 차이나타운 역시 재미있는 구경거리. 시간이 있다면 배로 1시간 정도 나가는 군함도도 추천한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나가사키 주변으로는 네덜란드의 도시를 그대로 옮겨온 테마파크 하우스 텐보스가 유명하다. 그리고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운젠에서의 온천도 훌륭하다. 동네 이름으로 미국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오바마라는 곳도 재미 삼아 들러 볼 만한 곳이다.


하루 종일 몇 번이고 전차를 탈 수 있는 1일 패스가 1,000엔(800엔이었던가?). 50년대에 만들어진 나무 전차를 타고 한가롭게 일본의 일상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는 게 나가사키의 매력이다.



나가사키 그로버엔





3. 가고시마 in-out


남부 규슈의 거점 도시이고 공항에서 만나는 울창한 삼나무로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 주는 도시. 풍부한 역사적,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도시이다. 사꾸라지마라는 거대한 활화산이 도시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어 어디를 가던 연기가 퐁퐁 나는 분화구를 볼 수 있다.


가고시마에서 기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이부스키는 검은 모래 온천 찜질로 유명한 곳. 가고시마와 이부스키 사이에 운행하는 이부타마라는 관광열차는 일본의 관광열차 순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바다를 전망하며 달리는 기차에서 도시락 까먹는 재미가 훌륭.


이부스키는 조용한 시골 동네면서 아기자기하게 구경거리들이 있는 곳. 시내버스 일일 패스로 한가하게 돌아가 니기 좋다. 중간중간 족욕을 해도 좋고, 모래찜질 온천을 찾아 검은 모래에 파묻혀 땀을 빼는 것도 좋다.


가고시마 시 전경. 맞은 편이 활화산인 사꾸라지마.





4. 구마모토 in-out


규슈 중앙부의 거대한 활화산 아소산을 관광하기 위한 거점 도시. 아소산 주변에는 유후인과 쿠로가와 등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온천마을들이 자리 잡고 있다. 유후인의 경우 후쿠오카에서 유후인노모리(湯布院の森, 유후인의 숲)라는 낭만적인 관광열차를 타고 쉽게 오갈 수 있다. 쿠로가와 온천마을은 기차가 없어 버스나 렌터카로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온천일 정도로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뜨거운 수증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이따금씩 분화를 하기도 하는 아소산은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지이다. 아소산 휴게소 옆에 위치한 쿠사센리(草千里)를 걸어 보려면 아무래도 렌터카가 필요할 듯.



아소산 쿠사센리






5.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면 후쿠오카-나가사키-운젠-시마바라-구마모토-후쿠오카로 돌아오는 코스를 추천. 여정은 3박 4일 정도. 구마모토에서 하루 더 머물면서 아소산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찾아보면 구마모토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당일 코스들도 많이 있는 모양.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자동차를 렌트해서 여행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운행하는 좌우가 바뀌는 것 때문에 두려움도 많겠지만 잠깐만 운전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일단 여행을 떠날 분들을 위해 급하게 후다닥 정리해 봤는데, 이 글에서는 키워드만 추출하여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구체적인 여행 블로그들이 수도 없이 나올 테니 실제 여행 계획은 그 블로그들을 참조하여 세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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