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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Mar 21. 2022

[서평] 독점의 기술

가장 확실하게 비즈니스에서 돈 버는 비법, 독점의 모든 것을 분석하라

독점의 기술 : 가장 확실하게 비즈니스에서 돈 버는 비법, 독점의 모든 것을 분석하라

“부루마블” 게임을 해 본 적 있는지?

주름살이 늘어가는 세대라면 씨앗사에서 출시된 종이 판 게임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고, 꿈 많은 세대라면 스마트폰에서 “모두의 마블”이라는 앱으로 친근한 게임이다.

물론 원조도 있다. (이것이 불법카피의 영역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모노폴리 Monopoly”라는 게임이다.

이 역시 EA사에서 앱으로 출시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구매해봐도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두 게임의 차이는 경제적인 개념이 얼마나 많이 포함되는 지로 구분한다.

부루마블은 가족을 위한 오락으로의 기능을 강조한 반면, 오리지널 게임은 제목 그대로 독점을 했을 때 어떤 효익을 얻을 수 있는지 주사위를 통해 아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깨달을 수 있는 비법이 숨어있다.

모노폴리에서는 독점과 거래가 중요해서, 보드 판 위엔 몇 개의 도시마다 구분된 색깔 도시를 전부 독점한다면 통행료를 더블로 받게 된다. 결국 독점으로 상대방의 독점을 막아야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확률 상 상대방의 말이 머무를 가능성이 높은 도시에 더 높은 건물을 세우는 부루마블과 달리 모노폴리는 균형발전을 해야 한다. 즉, 같은 색깔 그룹 내의 건물들은 균등하게 올려야 한다. 주택을 모두 1개씩 짓고 나서 2개를 설치할 수 있다. 게임도중 경매가 일어나는 점이나 토지와 땅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는다는 점도 실제 경제활동과 유사하게 표현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라는 게임에서 효율적인 자금 운영에 대한 지혜를 어린 아이들 게임에서 교육하는 방법은 꽤나 효율적이다. 특히 독점은 뭔가 불공정하고 담합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투영되는 우리에게는 독점의 실익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독점의 개념은 무엇인가?

그리스어 Monopolion에서 파생된 단어로 Mono는 유일한, Plein은 팔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모노폴리란 특정 장소나 특정 시기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유일한 판매처라는 의미다.

영역은 반드시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하고, 영역을 통제하거나 관리하여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제품을 구매하기 원하는 소비자의 수도 충분히 있어야 할 것이다.

책에서는 영화관 음료수 가격이 일반 소매점 대비 4배 비싼 이유에 대해 독점의 효과와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자신들만의 전략을 통해 경쟁사를 제압하고 사업을 펼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비즈니스가 있을까?

반독점법의 발효나 MS나 애플이 법정에 독점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며 독점은 나쁜 것이야 라는 잘못된 관념을 확실히 깨야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영위를 기대할 수 있다.

책 초반에 등장하는 혼다의 미니밴 사례는 독점의 긍정적이고 압도적인 효과를 증명한다.

고객의 니즈를 명확히 판단하여 접이식 뒷좌석을 설치하여 유사시 넓은 트렁크 공간을 확보한다는 전략과 실행은 차를 구매하기 위해 웃돈을 주고도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더욱이 경쟁자들이 신차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4년이란 간격이 필요하기에 그 기간동안 혼다는 독점적인 차별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독점의 기술”은 이렇듯 독점이라는 경제행위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리고 사업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비즈니스적 접근법을 독자들에게 전수한다.

하나 아쉬운 점은 책이 출판된 지 15년이 훌쩍 넘었다는 점이다. 2005년 출판된 책이라 현재의 산업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소개되는 사례가 시간이 흘러 의미가 퇴색되는 경우도 많다. 앞서 이야기한 혼다는 미니밴의 성공적인 판매사례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한국시장에서도 찬 밥 신세이듯.

하지만 기본적인 경영경제의 원리는 시간이 흐름에도 근본적인 성질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각자 책을 읽어가며 시장의 변화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산업군의 변화를 대입시켜 변환시킬 수고로움을 거쳐야 한다.

독점에 대한 전략기술서는 그 이후 찾기 쉽지 않으니 말이다. (물론 이런 출판상황이 독점이라는 형태의 우월성을 퇴보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가질 필요는 없다.)


전반부는 독점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내용들을 정리하여 설명하고, 후반부에서는 각 기업이 어떻게 독점을 자신만의 무기로 다듬을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설명한다.


우리 회사가 현재 독점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는 가부터 점검을 시작해보자.

1)내 고객이 나만 바라보는가?

2)당신 경쟁자들이 당신을 보지 못하는가?

3)당신의 진정한 경쟁자가 당신의 분야 밖에 없는가?

4)독점기업처럼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는가?

5)높은 수익, 즉 독점지대를 갖고 있는가?


지금이야 시장 경쟁자를 동종업계 외부에서 발견하는 일은 당연시되고 있지만 2000년 초반만해도 그 정도까지의 혜안을 갖기도 어려웠다. 5가지 테스트 항목에서 3)번 항목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대형마트의 경쟁자가 네이버가 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독점을 확보하기 위해 내 집 앞 단속부터 하라는 전략도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이다.

유명한 “고릴라 실험 – 농구 패스를 하는 사이로 고릴라가 지나가도 패스 횟수를 카운팅하는 관객들은 고릴라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과도 유사한 항목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인접한 시간에 대한 꾸준한 연구는 필수이며 자신들이 거두었던 성공공식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게 수정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일상규칙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경영진 스스로 체험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시간 내기 어렵다는 핑계를 읊어 대서는 곤란하다.

독점의 원리로 제안하는 “역순전략”은 누구든 독점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역설을 나타낸다.

항상 우리는 습관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플렌을 짜는 교과서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위대한 기업가들은 전략에 초점을 맞추기 전에 다음으로 독점이 가능한 분야를 찾는데 집중한다.

“어디에서 얼마나 유지가능한 수익 원천”을 먼저 찾고 거기에 맞는 실현전략을 수립하라는 이야기다.

독점이 목표이고 전략은 목표에 이르는 길이다.


2005년의 비즈니스 환경도 지금만큼이나 혼잡한 상황이었다.

닷컴의 희망이 버블과 함께 사라졌지만 고객들이 상품과 서비스에 새로운 눈을 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소비자와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는 의미다.

거대시장은 세분화시장으로 고객이 변하였고, 다양한 분야의 소비자들은 프로 같은 전문가로 발언권을 높이고 있다. 기술의 가용성은 카피의 용이성으로 확대되었고 짝퉁 기술도 급속히 퍼져 나간다. 책에서는 까르푸나 월마트 같은 대형마트 오프라인 강자들이 제조업체들의 가격과 유통 정책을 좌지우지한다는 변화를 논하고 있지만 현재의 시점에서는 온라인 강자들에게 패권이 넘어갔다.


이렇듯 극심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서 꾸준한 수익성 확보를 위한 독점의 유효성은 더욱 커졌다고 봐야한다.


이 책의 장점은 고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풍부한 사례를 통해 원칙을 설명하고, 내용을 넘버링을 통해 정리하여 전수해준다는 점이다. 복잡해질 수 있는 대목마다 요약과 실제상황을 배치하여 본질적인 콘텐츠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앞서 이야기했듯, 시간의 간격을 메우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많이 아쉽다.

넷플릭스는 현재 회사가 잘나가게 된 스트리밍 비즈니스 모델 이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델 컴퓨터는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 이들 회사의 혁신성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했는지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독점이라는 형태도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포인트로 다가온다.

실무에서 찾아가는 여정이 조목 조목 가이드 형태로 써 있으니 주워담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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