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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바일 미래보고서2021

어지럽지만 정신차리자는 미래보고서

by 까막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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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아저씨, 좀 천천히 좀 가요, 어지럽단 말이예요."


코로나가 바꿔 놓은 언택트 세상은 사실 배달의 민족이 치킨배달 시장을 잡아먹기 시작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자포자기한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너무 커서 포기하고 내뱉은 말이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을 둘러싼 환경은 데면데면하게 대면하지 않는 세상으로 발걸음을 거칠게 옮기고 있었다.


2021년이라는 숫자가 성큼 눈 앞에 다가오니 베스트셀러에 등극할 많은 트랜드 예언서가 쏟아져 나올 시기가 다가왔다. 작년에 예언한 올해는 많이 틀렸지만 그들의 잘못도 아니고 어쩌면 더 빠르게 변했기에 2021년을 전망한다는 일은 과거보다 더 어려웠으리라.

이제 언택트의 변화를 주도했던 모바일 중심의 전망을 내놓은 책을 손에 들고 깊이 빠져보는 시간을 갖는다.

언택트 이후의 세계를 온택트라고 칭하며 세상 모든 일들에 모바일이 진정한 중심이 선 세상이 되었고, 이에 대한 순응과 반항을 우리는 트랜드 예측을 통해 살펴보게 된다.


책머리에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온택트 세상의 하루 모습을 표현한다.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상속에 녹아 든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다. AI를 통한 면접의 모습과 하루를 마무리하는 지인들과의 파티 속에서 우리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모습의 일상을 살아가게 되리라.


코로나는 생각의 대전환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여행산업이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현지 가이드를 연계하는 모델로 성공을 거두었던 마이리얼트립은 랜선 투어 상품으로 유명여행지를 가이드하는 컨텐츠로 작지만 성공적인 모델을 내놓았고, 베를린 필하모닉 같은 오케스트라는 랜선 공연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현장감 있는 전달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변화가 새로운 도약으로 다가올 2021년의 모바일의 미래세계를 총 6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장. 온택트 시대의 AI에서는 우리에게 부쩍 다가온 느낌의 AI에 대한 설명을 이야기한다. WHO보다 먼저 팬데믹을 예측한 AI의 능력을 보면 앞으로 디지털 데이터의 지속적인 누적이 될수록 똑똑 해지는 AI의 능력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일자리 문제나 마이너한 사회적 문제도 발생하겠지만 시대 전체가 이전과 다른 엄청난 변화 속에서 발전하리라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콜센터의 상담원은 AI들이 독차지하게 될 것이다. 사실 90%의 상담콜은 기본적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Siri로 익숙해진 인공지능의 역할이 구글의 “듀플렉스” 같은 친화적인 형태로 바뀐 시간차를 생각해보면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의 AI상담원과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단지 한자리수의 연도 변화만 있어도 가능하다.


2장.스마트 디바이스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12발매로 재 점화될 5G시장에 대한 예측을 설명하고 있다. 분명히 HW적인 가능성은 완성단계이지만 재정적 투자 부족으로 전국망이 빠른 시간 내에 완성될지는 미지수이다. 화제성만큼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했던 폴더블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도 있었다. (스크린은 삼성 디스플레이가 독점적 시장이라고 하니 이건 추가적인 효용이다.) 가족 개개인을 위한 디바이스는 홈트 등 재택활동의 증가로 다양한 기기들이 선보일 것이며, 건강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들의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아직까지 혈압 등 의료정보의 허용을 제한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극복할 과제도 많겠지만 보다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언제까지 무시할 수는 없으리라. 책에 소개된 토발라의 밀키트와 QR코드로 인식되는 스마트 오븐은 기기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구독서비스가 결합되는 전혀 새로운 서비스이며 첨단으로 무장된 테크놀로지와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세상에 무궁무진한 편리함의 세상을 열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해준다. 홈 가드닝과 스마트 팜에 대한 내용은 좀 더 깊숙한 접근이 필요하고 개인적으로는 추후에 더 파고들자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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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커머스 분야가 아마 가장 극심한 혼란과 혁신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온택트가 풀 파워 업 해도 먹고 살아야 하니 최소한의 컨택이 이루어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책에 소개된 대로 풀필먼트에 집중하고 1시간 내 근거리 배송 같은 획기적인 서비스들이 기존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기업들의 경쟁의 장으로 등장하였고, 동시에 규모의 경제가 서서히 온라인으로 중심이 이동하던 상황에서 코로나의 발발은 거대한 흐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온라인이 순식간에 마비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넘어가는 현상은 아쉽다. 오프라인이 공멸한다면 온라인 고객의 호주머니가 빌 수밖에 없다는 경제생태계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한 고민과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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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디지털마케팅은 과거의 방식과는 다른 마케팅의 대두와 소비자들의 반응을 다루고 있다. 유튜버가 대세인 채널로 고정되며 다양한 교육, 오락, 정보의 장이 되듯이 소비자가 스스로 채널이 되고 유행과 트랜드를 이끄는 세상에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은 더욱 고달프지만 효과를 보기 어려운 시대로 흘러가고 있다. 오뚜기의 사례는 시작이 우연이든 기획이든 고객들의 눈높이가 얼마만큼 높아졌는 지와 참여와 공유를 통한 정보의 확장성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5장 데이터 이코노미는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분야이다. 정보의 가치가 금전적으로나 가치적으로 환산되기에는 아직 모호하며 시장의 형성도 아직은 미숙하다. 하지만 고객들의 정교한 행동데이터를 통한 기업활동의 효율성은 검증이 필요 없는 수준이다 보니 얼마만큼 수집과 가공 그리고 유통까지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구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 하겠다. 말미에 제시되는 다크 데이터와 스몰 데이터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부분은 잘 집어낸 부분이다. 특히 스몰 데이터는 데이터를 판매할 때 꽤나 유용한 전술들을 풀어줄 열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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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빅데이터 챕터에서는 계좌통합이나 비대면 인증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일반적인 분야에 비해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은 분야라 전체적인 모바일 비즈니스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실무적인 활용성은 다소 떨어졌다. 물론 이런 의견은 그만큼 국내 금융비즈니스의 경직성에 기인하며 앞으로는 말랑말랑한 소프트 금융서비스의 신세계에 도전을 해 볼만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토스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본다면 쉽지는 않지만 가능성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교훈이 된다.


2021년에도 모바일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와 경제, 그리고 개개인의 구성원들은 놀랍도록 빠른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헐떡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변화의 등에 올라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변화하는 세상을 좀 더 크고 멀리 보는 식견을 가지고 충분한 경험과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유연함만 있다면 극복하고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변화가 두려운 것은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다. 다만 변화를 기회로 보는 사람에게만 희망은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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