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우리의 식생활을 생각한다.
[서평] 음식에도 마스크를 씌워야 하나요
광어 초밥이 식탁 앞에 등장하면 화려한 조명이 무대를 비추고 온 몸의 세포가 환호성을 지르며 광神의 영접에 열광한다.
살짝 간장에 맛을 들인 간장 새우 초밥이 뒤를 따를 때쯤이면 생와사비는 간장에 풀지 않고 살짝 한 점 떼어내어 새우 등줄기에 올려놓고 덥석!
가족도 좋고 친구도 좋다. 맥주 한잔이 곁들여진다면 더욱 좋은 밤이다.
망했다.
인생의 식도락은 즐거우나 팬데믹은 소박한 밥그릇을 냅다 차버리고 1년 고지를 채우고 위해 오늘도 두자리나 세 자리 확진자 수를 채우려고 사악함을 온세상에 뿌리고 있다. 밥에 쏟은 후춧가루를 골라 내기 어려운 만큼 눈물 흘리며 꿀꺽 후추밥을 비워야 하는 바이러스야!
코로나 시대에는 먹거리를 뉴노멀하게 정리하고 공부하고 섭취해야 한다.
집에서 뒹굴거리며 나오는 뱃살도 걱정해야 하고 한강변을 뛰지 못해 모자라는 비타민도 보충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어떤 식생활을 창조해야 할지 각자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 맞게 다소 중구난방처럼 느껴질지도 모르는 정보를 긁어모아 시대정신의 전형을 이루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1장에서는 팬데믹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식사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아침 점심 저녁 3끼는 어떻게 준비를 하고 즐겨야 할 지 그리고 하루의 즐거운 일과인 간식거리를 예전처럼 인스턴트로만 채우지 말기를 권고한다. 특히 소화에 좋은 식품들 섭취를 권장한다. 탄수화물 내려놓기가 어려운 일은 오래된 이야기지만 이젠 그래야 하는 시기라고 역설한다.
끼니와 식사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런 생각지도 못했던 구분과 우리가 습관을 들여야 할 건강한 식습관을 제시한다.
2장은 한식의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요즘 코로나로 인한 정책 및 보건위생에 대한 국뽕은 물론이고 각종 문화적인 측면에서 우월함에 즐거운 일들이 가득한데 음식까지 뽐낼 수 있어 다행이다 싶기도 하나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다. 더군다나 꽤 많은 국고를 탕진해가며 한국음식을 알린다는 헛짓거리 한 거 생각하면 속에서 열불이... 비빔밥이 꽤나 호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덜 좋아해서 그런지 좀 의아하기 하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으니 보다 간편식으로 개조하는 방식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고추장 베이스를 다른 소스류로 대체하는 방식도 고민해보자. 추어탕은 그냥 봐도 좀 무리이고, 두부는 제대로 한번 소개시켜 줄 만한 방향이다. 최근 두부면도 굉장히 식감이 좋아서 나처럼 두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스파게티나 그라탕 같은 음식과도 어울린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3장은 바이러스를 이기는 음식들을 소개하는데 제철과일과 채소, 우리나라에서 자란 축산물 수산물이 더이상의 보약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집 밥이 하나의 트랜드로 잡기 시작한만큼 보다 건강한 식탁을 만들기 위한 제안과 공유가 기대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음식이라는 소제목이 눈길을 끌었는데, 코로나 같은 녀석의 사전예방법이 있겠어라며 페이지를 들춰보는데 사전 예방이라기 보다는 평상시에 바이러스의 주요공격 포인트인 폐를 튼튼히 하는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첫번째 나오는 식품이 바로 도라지다. 용각산의 재료로 쓰일 정도로 기침에 좋은 재료니 평상시 건강한 폐를 만들어 둔다면 예방은 물론 혹시라도 걸렸을 때 이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 수 있겠다. 이어 나오는 마늘과 흑 마늘은 이미 건강식품 반열에 올라있는 식품들이니 이상할 게 없다. 밥상의 소화제 무와 순무, 겨울에 따뜻한 차로 좋은 생강도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데 즐길 수 있는 식품들이라 반갑다.
4장은 건강보조식을 설명한다. 종합비타민제가 꼭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대목이었다. 개개인별로 섭취하는 식사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또 실외나 실내의 활동량도 다르기에 나에게 꼭 맞는 보조식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구독 알약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장사꾼이 아닌 코디네이터 로서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의외로 많은 보조제들을 제대로 선택하고 바로 복용할 수 있게 하는 컨설팅은 진짜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 책에도 소개하는 눈에 좋은 루테인은 오랜 흡연자들에게는 폐암 발병율을 높이는 고민해야 하는 보조제이다. 의외로 주변에 물어보면 중년의 시대로 걸어가는 끽연가들이 이런 사실을 모른다는데 경악하는 상황이다.
5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식당은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할지 고민을 풀어놓는다.
원산지 표지를 넘어 조리법까지 공개하여 호응을 얻어내는 식당도 있다고 하지만 일부의 사례이고 전체적인 적용은 어려운 부분이겠지만 살아남기 위한 전력 중 하나로 고민은 해야 할 부분이다. 각자 취향에 맞는 맛집을 찾아가는 시대가 열렸지만 동시에 공간적인 이격과 인간적인 접촉이 조금 덜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오히려 경제적인 위축은 더 심해지고 사람들의 돈 씀씀이나 바쁜 마음을 어떻게 잡아내는지 쉐프들과 경영자들은 고민해야 한다. 분명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는 돌아갈 수 없다. 테이블 사이에 얼마나 경계가 이루어지고 알 수 없는 타인에게 혹시라도 모를 미지의 바이러스도 막아줄 것 같아 안정감이 도는 식당의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가장 크게 와 닿은 부분은 수저통 위생관리이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구내식당이나 분식점에서 공기중에 노출된 오픈 된 수저통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숟가락 주둥이를 잡아 더러운 테이블 위에 휴지나 한 장 걸치고 놓아주고 했었다. 고급 한식집 정도 가면 정갈한 종이케이스 안의 수저와 젓가락을 볼 수 있지만 가끔의 이벤트일 뿐이고. 구내식당 같은 공간에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하고 식사 중 잡담을 하지 않아도 근본적인 수저통 관리는 과거와 같다는 사실을 보면 앞으로 어떻게 방향을 바꿔야 할지 또 그에 따른 비용의 상승은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절대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결별의 시대에 건강을 챙기고 나 스스로가 제대로 서있으려면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식품을 대하는 마음가짐, 식당을 꾸미는 방식, 소중한 가족과 지인들과의 식당문화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에 대한 숙제를 갖게 되었다. 고기집에서 된장찌게에 숟가락을 넣어 휘휘 젖는 생활방식을 이제는 버려야 하고 덕분에 헬리코박터의 전파는 우리도 모르게 단절될 지도 모르겠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행동은 나의 건강과 우리의 지역경제공동체를 지킨다는 사명감도 갖아도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