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 바로 적용하는 뇌 과학, 감정을 내 편으로 만들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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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 년간 뇌 과학 도서들이 서점 과학 코너를 장악해 나가고 있다.
정확한 출판물의 구성비나 판매량의 자료를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눈에 보이는 표지가 해당 진열대의 얼마나 많은 면적을 덮고 있는지, 섬 매대에 노출된 도서의 사례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도가 확연히 올라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인공지능이 사회 전면에 등장하면서 우리 자신의 신체기관 중 그들과 경쟁하게 될 뇌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이유도 하나 일 듯하고, 자기계발의 분야에서 아무래도 뒤늦게 불붙은 분야가 뇌과학일 수도 있다. 단순히 뇌의 구조와 역할에 대한 설명에서 그쳤던 과거 저작물들과 달리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뇌의 영역을 벗어나 감정관리, 목표실행, 수련법 등 실제의 관심사와 연결하여 구성되는 목차도 흥미롭다.
물론 누구에게나 자신의 뇌 역량을 극대화하여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끝없이 원하는 희망사항이 독서욕구를 자극한 거니, 좋은 현상이다.
오늘 소개하는 “생각에 지친 뇌를 구하는 감정 사용법”는 그 중 대뇌변연계에 집중한다.
현명해지는 사람에 대한 뇌 영역보다는 오늘 하루의 삶을 관장하는 우리의 감정에 집중하고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뇌 과학보다는 감정에 집중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복잡한 용어에 독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감정 영역의 이름을 “림비”라고 이름 짓고 그 녀석에 대한 하나 둘 알아가는 여행을 시작한다.
시간, 공간, 돈, 몸, 인간관계, 사랑, 행복 7가지 영역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감정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본질에 돋보기를 들이밀고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림비는 즉각적이다.
인류가 문화 번영을 이루는데 근간을 이루게 된 언어, 철학, 예술 등 진지하고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영역은 대뇌신피질에서 담당하지만, 행동을 위한 근원의 판단과 인지를 맡은 림비는 재빠르게 결정을 한다. 눈 앞에 검치 호랑이가 나타났을 때 재빠르게 줄행랑을 치게 명령을 내리는 게 바로 님비다. 호랑이를 앞에 두고 외양의 예술적 아름다움이나 지역의 온도변화에 따른 이동경로와 서식지 분포를 구태여 연구하는 시점으로 대뇌신피질의 고민을 시작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따라서 림비는 인간의 이성으로 제어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내버려 두기에는 우리 정신세계 밸런스에 문제를 일으킨다. 그럼 어쩌라고? 림비를 이해하고 언제든 우군으로 삼을 수 있게 특징을 이용하고 길들여야 한다. (여기서 길들이는 건 림비 뿐 아니라 반대편에 서있는 대뇌신피질과 우리 몸 전체를 의미한다.)
삽화와 함께 실제 행해진 실험의 결과, 저명한 과학자들의 주장을 어렵지 않게 소개해 나가며 이에 걸맞은 사례를 소개하여 평상시 우리 행동 모습을 투영하여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는지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판사는 언제 피고인의 요청사항을 받아들이기 쉬울까?
책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충분히 휴식을 취한 판사는 더욱 대담한 판결을 내린다고 한다. 재판 시간이 이른 아침 또는 점심시간 직후인 경우 65퍼센트까지 성공률이 올랐다. 반대로 재판 시간이 점심시간과 가까워지거나 늦은 오후가 될수록 판사가 청원을 수용할 확률은 낮아졌다. 당연히 몸의 피로도와 함께 림비도 피곤해지는 만큼 결정에 대한 압박도 상승한다.
이런 현상은 직장 내에서, 또는 가정에서 허락을 구하거나 보고서를 제출할 때도 적용할 수 있다. 상대방의 심기를 살피는 만큼 인간 본연의 감정 상태에 주목하여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면 그만큼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유리해진다.
잘 알려진 돈에 대한 판단도 그렇다. 사람은 잠재적 이익보다는 잠재적 손해를 싫어한다. 같은 금액이라도 더 버는 것보다 잃는 것에 대해 더 큰 금액으로 느끼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쉽게 번 돈을 쉽게 생각하여 낭비해버리는 현상 역시 림비의 돈에 대한 감정을 읽어내지 못한 채 살아갈 때 당한다. 로또 당첨자에게 림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서먹해진 부부 관계를 다시 이어 붙이고 싶다면 추억의 장소나 공간 등을 활용해 과거의 기억을 호출하면 림비가 가진 뛰어난 기억력으로 당시의 감정까지 이끌어낸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범죄현장이나 비즈니스의 설득 과정에서도 활용하면 원하는 협상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뇌의 은밀한 특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상황에 대비할 때, 책에 소개되는 7가지 영역뿐 아니라,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좀 더 현명한 판단으로 삶의 중요한 의사결정 시점에서 유리한 결정과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 알게 된 놀라운 지식 한 가지는 시간의 개념을 느끼는 생명체는 우리 사람뿐이라는 사실이다. 하루 종일 현관문 앞에서 주인님이 오시길 기다리는 강아지가 안타까워 홈 캠으로 생각날 때마다 영상으로 챙겨보는 일이 헛수고라는 말이다. 시간의 개념은 림비가 아닌 대뇌피질이 사고하며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일종의 개념이라는 말인데,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막연한 사고체계를 갖춘 포유류 중 우리만 발달한 뇌로 인해 시간을 인지하기 시작한 게 어쩌면 인간의 악몽이 시작된 포인트가 아닐 까라는 상상도 해보며 유익한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