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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Jun 21. 2021

[서평] 돈을 만드는 N잡러의 사람을 모으는 기술

결국 글을 쓴다는 일은 나 자신이 성장하는 가장 훌륭한 생산방식이다.

돈을 만드는 N잡러의 사람을 모으는 기술 : 결국 글을 쓴다는 일은 나 자신이 성장하는 가장 훌륭하고 저렴한 생산의 방식이다.


디지털카메라가 바꾼 세상의 풍경.

과거 필름 현상하던 시절에는 예쁘고 앙증맞은 노란 통에 들어있던 필름 가격이 만만치 않았고, 사진 현상 비용도 꽤나 비쌌기 때문에 같은 장면을 여러 장 찍거나 무분별하게 셔터를 눌러 대는 일은 없었다.

한 컷 한 컷 소중한 장면을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흔들리지 않게 호흡을 꾹 참고 찰칵했다.


찍는 시간보다 좋은 컷을 골라내고 적당한 필터나 색감 조정하는데 시간이 더 들어가는 시대.

일단 카메라에 컷을 담아 놓고 wifi가 연결되면 구름 위로 안전하게 저장과 백업이 작동하는 시스템.

2021년 우리가 일상적이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과학 진보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글을 쓴다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남들과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만들어내고, 깔끔하거나 화려하거나 문자로 표현해내야 한다.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연결되는 글이 읽는 사람과 만나는 공간의 변화.

종이 지면 뿐이던 세상에 인터넷은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제공하였고, 지금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생각과 주장이 공유되고 커뮤니케이션한다.

아주 오래던 친구 3명이 시집 만든다고 종이에 손수 글과 그림을 담고 동네 문방구에서 복사해서 책으로 만들어 팔 던 기억이 난다.

어설픈 제본이 아닌 화려한 이미지와 배경음악까지 넣어 움직이는 동영상으로도 누구나 제작이 가능한 세상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다.


아이들을 키우고 취미로 글을 쓰던 저자가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하고 새롭게 만들어진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번 글이 회자되니 사람을 모으고 강의도 진행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디지털노마드와 N잡러 이야기를 하고, 책도 출판되지만 -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은 나도 알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알 것이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나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과 도전의식을 키우지만 사실 글 쓰는 이의 처절하고 뼈를 갉아내는 고통과 고민들은 공감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성공스토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방향성과 몇 가지 성공 방정식일 뿐이다.

참고서를 하나 얻었다고 원하던 대학에 갈 수 없듯, 남은 건 자신의 노력과 시간과 열정을 갈아 넣는 일 뿐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온라인으로 얻은 3가지 기회”는 열정이 결실을 맺을 때 따먹는 열매라기 보다는 도달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우리가 알게 되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체험이며 자각이다.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는 결과가 실패하더라도 과정에서 얻은 경험적 자산과 감정적 변화, 깨지지 않는 인내심이 쌓여가는 과정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딸기와 떡볶이를 좋아해요."

인상적인 자기 소개말이다. 모임에서 누군가 이렇게 입을 떼기 시작했다면 생각의 참신함과 자신 있는 말투에 반했을 지 모르겠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처음 가진 오프모임에서 저자가 자신을 소개할 때 했던 말인데, 사실 자신을 표현할 단어를 고르지 못해 억지로 쥐어짜낸 말이라고 한다. 

글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세상에 제대로 자신의 주장을 내놓지 못하던 과거와의 단절이다.

글을 쓰는 과정은 세상 사람들에게 나의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금연을 결심한 회사원이 내가 담배 피는 장면 목격하면 10만원씩 내겠다고 선언하는 느낌이랄까.

다행히 온라인에서 글을 쓰는 일은 나를 도와주는 다양한 장치도 있고, 작은 성공의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감이 상승하여 필력이 세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발견한 대단한 가능성 중 하나는 비대면 활동이다.

재택근무를 하며 "줌"으로 회의를 하고 심지어 혼술을 극복하고 모니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 건배를 하기도 한다.

업무적으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저녁 늦게 아이들을 재우고 온라인 출근하는 저자의 행군에 박수를 보낸다.


관계의 힘을 깨닫게 된 점이 저자의 3가지 기회 중 제일 인상적인 부분이다.

가족과의 관계도 새롭게 돈독해지고 인생의 소중한 멘토를 만날 수도 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에 물듬이다.

"멘토를 구하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면 멘토를 구할 수 있다"라는 문장이 타골의 한 방을 남긴다. 왜 확실한 멘토를 구하지 못했을까, 그 때 그 분을 조금 더 가까이했어야 했는데. 후회의 이유를 외부에서 찾던 내게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이다. 나 자신이 스스로 멘티의 자격이 있었을까?


이 책은 N잡러로 수익의 극대화를 만들기 위한 교재로 집어 들었다면 실망을 할 지도 모르겠다.

돈을 버는 몇 가지 툴이라던가 글 쓰는 요령, 다양한 채널과 성공케이스 등에 대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지만, 당장 수익화를 위한 독자보다는 N잡러의 도전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초보자에게 적당한 깊이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돈이 목적인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희망한다면 바로 유튜브로 직행하길 조언한다. 빠르게 수익화가 가능하다. 확실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을 테니.

책을 읽고, 경험을 쌓고, 생각을 다듬고, 글을 쓰고, 지식을 확장하고, 사람과 소통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드는 일은 꽤 긴 시간과 인내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돈벌이와 직결될 가능성도 생각보다 높지 않다.

홍대에서 유명 맛집을 하던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식당을 하려면 돈을 벌려는 목적보다 요리 자체를 즐길 생각을 해야 할 거야.

뭔 개소리야? 라고 처음에 생각했지만, 어쨌든 5년 넘게 맛집으로 성공적인 가게운영을 하는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무슨 장사를 할 수 있겠는가?


한 달에 세 번 월급을 받는 고군분투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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