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끌렸다.
'선생님은 멘탈 업데이트 중'
초록색 표지에 수채화 같은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숲속에 한 여자분이 서 있고 그녀의 뒷모습에서 아련함이 느껴졌다. 숲속을 지나 밝은 곳을 향하는 그녀의 모습. 그래, 그래야 한다. 현재의 교직은 이런 버팀이 필요한 곳이다.
"괜찮아요. 오늘 흔들리고 있다면 그것은 더 좋은 교사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신호니까요."
표지에 적힌 두 줄의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10분의 선생님들의 소중한 이야기. 이분들은 어떻게 만나서 이 소중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궁금함으로 책을 펼쳤다.
'심효은, 이승현, 이선아, 이윤정, 허재란, 이고은, 정예진, 전수빈, 조승연, 신진선'
10명의 선생님, 10가지 이야기
책의 내용은 이 10분의 선생님들의 에피소드로 연결되어 있다. 각각의 챕터는 하나의 작은 에세이다. 프롤로그는 한 분의 선생님이 쓰신 것 같고, 에필로그는 모든 선생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선생님들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에세이를 사랑하는 이유는 작가의 삶이 책 속에 녹아있고, 그들의 체험을 통해서 나에게 무언가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업데이트란 대상의 상태나 내용을 최신의 것으로 보완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앱을 사용할 때에도 최신 업데이트를 해주고 그 버전에 숫자를 기록해 둔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교직에 들어선다면 정년 퇴임까지 35년 이상을 교직에 있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몇 번의 업데이트가 필요할까? 셀 수 없이 많이. 새로운 상황이 생길 때마다, 그리고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가 아닐까 싶다.
"피곤한데 책상에 엎드린 아이의 어깨를 바라보며 오늘은 어떤 마음이 무거운 걸까? 헤아려 봅니다." (35쪽)
가만히 아이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떠올랐다. 그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가 내 아이라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교사의 본질에 충실한 모습. 같은 교사이지만 존경의 마음을 보냈다.
"고민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준비해야겠다고요." (55쪽)
이 문구에 공감했다. 부모 외에 교사만큼 아이들을 위해 고민하는 존재가 있을까? 아이들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교사의 손동작, 말투 하나하나까지 생각하게 되는 사람이 교사다.
"수학 문제를 친구들에게 설명할 때면 늘 즐거웠어요." (87쪽)
조금씩은 가르치는 일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교직인 것 같다. 똑같은 내용을 어떻게 가르치면 상대방이 잘 이해할까? 이건 교사가 가지는 가장 중요한 고민이라고 여긴다.
"지금도 여전히 교실 문을 열 때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달라진 게 있어요. 더 이상 혼자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는 거예요." (116쪽)
인생이 하나의 무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교직도 교사가 아이들과 마주하고 혼자 서게 되다 보니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작가의 이 표현에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교실은 역시 학생들과 함께하는 곳이다. 작가는 나와 이미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국어 쌤 내 거야?" (147쪽)
매일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의 고백들. 물론 이것도 작가님이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사는 아이들에게 고백을 받는다. 독차지하려고 애쓰는 아이들 틈 사이에서 밀당도 이루어진다. 이것이 교직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매년 만나는 하나하나의 아이가 모두 소중한 인연이기에 헤어짐을 앞두고 아이들이 가장 듣고 싶어 했던 말을 한 번 더 건넵니다." (192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선생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내 아이도 어느 선생님에게 소중하기를 바라면서.
"교직이 천직이라 생각될 만큼 학생들에게 푹 빠져있던 날들이었죠." (203쪽)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퇴근하고 집에 가도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반 전체 아이들을 우리 집에 불러서 라면을 끓여 먹었던 시절. 지금 돌아보면 무모하고 위험스러웠지만, 이런 시간은 30년을 넘게 교직을 버티는 아스피린이다.
"학생은 공사 중이 아닌 성장 중" (228쪽)
이 제목이 내 가슴에 닿았다. 잘못하는 아이들도 성장의 과정에 있다는 것. 그래서 그 아이를 가르치되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작가가 적은 이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날마다 묻고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세요. 그렇다면 여러분의 10년 뒤 모습은 생각보다 빠르게 더 멋진 모습으로 이루어질 거예요." (267쪽)
이런 교사의 믿음은 아이들을 충분히 변화시킬 거라고 믿는다.
"오늘 단 1명의 아이에게 믿음의 주문을 건네보세요. 작은 변화가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280쪽)
이 작은 변화를 위해서 교사는 매일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시대, 업데이트하는 교사
지금의 시대는 교사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요즘이다. 변화에 적응한다는 것. 이는 교직만의 숙제는 아닐 것이다. 업데이트, 그중에서도 멘탈을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것.
학교의 주된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 학교 밖의 사람들은 교사에게 어떤 역할을 바라는 걸까? AI처럼 정확한 교사? 그렇다면 거기에서 멈춰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다정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교육뿐 아니라 보육까지. 이건 이제 시대적인 흐름인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 요즘, 어쩌면 교사의 멘탈 업데이트는 매 순간 이루어져야 한다고 느낀다.
10분의 선생님들이 서 계신 교단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지난 교직생활을 돌아봤다. 협업을 통해 이 책을 출간하면서 이분들은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을 것이고, 이 또한 멘탈 업데이트 중 하나라고 본다.
또한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다양한 경력의, 다양한 상황에 놓인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교직에서 겪는 나의 마음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에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듯.
현직 교사들의 학교 이야기를 통해 건강한 멘탈로 업데이트하고 싶은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