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없애고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가정 경제 황금률'
이 부제가 표지를 보자마자 눈에 들어온다. 교육비 기준만 세워도 가정 경제는 저절로 잡히고, 의식주 지출 기준부터 자기주도적 학습 전략까지, 세 아이를 키우며 완성한 교사의 가정 경제 로드맵이라는 설명도 설득력 있다.
영유아기부터 초등까지, 흔들리지 않게 가정의 중심을 잡는다는 말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늘 드는 질문이 있다.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들까.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돈, 돈,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늘 부족한 느낌은 왜일까.
예전에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본 적이 있다. 2억 원쯤이었던가. 결혼 비용은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는 일과 돈의 불안한 관계, 이 끈을 끊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자 박여울 작가는 중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다. 교사로서의 삶도, 엄마로서의 삶도 바쁘게 이어가던 중 셋째를 낳고 가계부 앞에서 문득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대로 괜찮을까.
아이들에게 물려줄 진짜 유산은 돈의 액수가 아니라, 돈을 다루는 힘, 스스로 일어서는 힘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통장은 점점 비어 가는데, 더 무서웠던 건 기준 없는 불안이었다. 사교육 대신 집공부를 택하고, 생활 속 경제 교육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비로소 ‘돈 걱정 없는 육아의 행복’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 셋을 키우는 풍경은 대한민국의 많은 가정과 닮아 있다. 학원에 보내고, 학교에서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숙제를 시키면서도 다음 학원비를 걱정하는 모습. 내가 어릴 때만 해도 학원은 선택의 영역이었는데, 지금은 필수처럼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 현실은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더 의미 있는 이유는, 공중에 뜬 이론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세 아이를 키우며 써 내려간 기록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현실적이고, 그래서 따라 해 보고 싶어진다. 부모가 달라져야 돈 걱정이 사라진다는 말, 아이는 부모의 삶을 보고 배운다는 말은 경제 교육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돈 걱정 없이 세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절박함 속에서, 작가는 부부가 함께하는 경제 대화에서 길을 찾는다. 육아의 관점을 바꾸고, 소비의 기준을 세우는 것. 돈이 많이 들지 않아도 육아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진정한 성장은 긴 과정이기에, 전략이 필요하다. 학원과 과외가 아니라, 결국 혼자 공부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작가가 제시하는 ‘지속 가능한 마법의 공부 습관’, ‘4P 공부법’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2천만 원 아끼고 공부 효과는 두 배로라는 문구도 인상적이다.
스마트폰 시대를 사는 아이들에 대한 조언도 현실적이다. 스마트폰을 언제 사주는 게 좋을지, 놀이를 어떻게 키울지, 결국 아이를 자립으로 이끄는 과정이 담겨 있다. 마지막 장의 경제 교육 파트, 특히 ‘온 가족 경제 토론, 머니 톡톡 3단계’는 읽는 재미까지 있었다.
불안이 만연한 시대에 돈 걱정을 내려놓고 미래를 희망으로 채운다는 것. 작가가 말하는 ‘돈 걱정 없는 육아’의 핵심은 결국 이것 아닐까 싶다. 모든 부모는 아이의 독립을 바란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준비되어야 할 독립은 경제적 독립일 것이다.
“아이도 돈으로 키울 수 없습니다. 무엇이든 돈으로 다 해 준다면 그 과정에서 진정한 자립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부모와 나누는 다정한 대화,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제 교육,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 속에서 아이는 단단해집니다.” (105쪽)
에필로그에서 전해지는 작가의 진심에도 깊이 공감했다. 독자 곁에서 끝까지 돕겠다는 말이 유난히 든든하게 느껴진다.
돈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우고 싶은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