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학교생활 백서'라는 말에 눈이 갔다.
남들에게는 조금 특별하고, 조금 다르게 보일지 모르는 ADHD 아이. 하지만 엄마에게는 그저 사랑스러운 내 아이일 뿐이다. 집에서는 그 모습 그대로 괜찮은데,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는 그렇지 않다. 늘 누군가와 부딪히고, 오해를 사고, 어려움을 겪는 아이.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지켜봐야 하는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까.
저자 채나영 선생님은 19년 차 중등 과학교사이자, 고등학생 ADHD 아이를 둔 엄마이다. 청소년기에 접어들 무렵 코로나로 원격수업이 시작되었고, 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는 일상의 루틴과 학습 습관을 하나씩 내려놓으며 점점 온라인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어서야 ADHD 진단을 받았고, 1년 뒤에는 저자 본인까지 ADHD 진단을 받는다.
삼십 대에 과학과 임용시험을 통과해 현직 교사로 살아온 저자에게 ‘ADHD’라는 진단은 아이의 진단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그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아이와 엄마는 용기를 내어 세상에 꺼낸다. 그리고 ADHD를 이해하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아냈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울림을 느꼈다.
“어두운 바닷속 길잡이가 되어줄 희망 비법서”라는 표현처럼, 이 책은 막막한 부모들에게 등불이 될 것이다. 내 아이가 ADHD라면, 누구에게 어떤 것부터 물어봐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이런 상처를 안아주는 작가의 글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신경과 김유환 교수님의 추천사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난 저자의 진심이 다가왔다.
그녀는 아이를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밤을 고민하고 눈물 흘렸을지, 그 시간들이 눈앞에 보였다.
책은 크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ADHD 이해하기
부모와 자녀 관계의 비법
아이의 컨디션 관리
교우 관계
일상 보완 전략
공부와 진로
특히 ‘일반 아이와 ADHD 아이를 똑같이 대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친구를 사귀는 방법, ADHD 아이가 당하기 쉬운 괴롭힘의 유형, 미루기 행동을 줄이는 방법, 책상과 친해지기 위한 세 가지 규칙 등은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라 유익했다.
과목별 공부 방법과 학교 선택에 대한 조언도 현실적이었다.
“ADHD는 하나의 장애이다.”
다른 책에서 읽은 이 문장이 내 마음을 건드렸다. 모든 아이가 같은 키와 같은 속도로 자랄 수는 없다. 그렇다면 ADHD 아이도 자신이 타고난 특성을 인정받고, 그에 맞는 방법으로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부모라면 내 아이가 ADHD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달리 ‘미운 오리 새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아이에게 맞는 방법으로 돕는다면, 그 아이는 분명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서 희망을 봅니다.”라는 문장은 간절하다. 결국 이 책은 희망의 이야기다. 완벽해지라는 말이 아니라, 아이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단단해지라는 메시지다.
“부모의 불안을 아이에게 들키지 마세요.”
이 말은 어렵다. 하지만 아이를 믿고, 불안 대신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준다. 누구에게 말하지 못할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먼저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좋아지기를 바란다. 그래야 아이는 외롭지 않게, 자기 방식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진심과 깊이가 느껴지는 글을 써주신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 이 순간에도 ADHD 아이를 바라보며 고민에 빠져있을 부모님과 학교 현장에서 ADHD 아이에 대해서 알고, 그 부모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교사들에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