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짧은 대화
남편과 짧지만 오랜만에 대화를 했다.
그동안은 각자의 할 일을 하느라 하루 종일 마주 앉을 틈도 없었고,
아이들에 대해 논의하는 게 전부였던 우리였다.
그러다 잠시 틈이 생겨 정말 오랜만에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단한 주제는 아니었지만,
"이거 알아?" "그거는 이렇잖아" "이거도 좋더라" "그거 궁금하다"하는 말들이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그 짧은 대화가 오래 남았다.
부모이기 이전에
사람대 사람으로 말이 통한다는 건
긴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깊은 감정이 없이도, 편안할 수 있었다.
"같은 말을 한다는 것"
그것이 이렇게 위로가 되는 일이었나 싶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같은 곳에서 웃을 수 있는 사람.
그게 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편안해질 수밖에.
한때는 이유 없이 참 밉기도 했고,
또 어느 시기엔 서로 말이 잘 안 통한다고 느꼈던 시기도 있다.
나도, 그에게도. 우리에게
하지만 참 다행히도,
이렇게 한 번씩 쿵짝이 맞는 대화를 하며 같은 말을 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대화는 그 리듬이 빠르거나 트렌디 하지 않아도 정겹고 익숙한 멜로디였다.
잔잔한 우리의 대화가 또 이어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