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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캥거루 Oct 12. 2021

이모티콘을 구독한다고? wow! (2)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의 wow point!

Wow Point 1. 사용자가 '이거, 나를 위한 거잖아?'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서비스 장점

Wow Point 2. '부담 갖지 않아도 돼. 천천히 알아가자.' 세심한 전환 단계 설계

Wow Point 3. 락인 효과를 일으키는 편리한 기능과 그로 인한 효과


 이전 글에서 제품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은 충분히 알았다. 그렇다면 사업적으로는 어떤 지점에서 wow 했을까?


Wow Point 4. 비즈니스 임팩트도 놓치지 않았네!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자의 CLV가 단품 구매자보다 크다.


1) 높아진 Customer Lifetime Value!

 이모티콘 플러스는 월 4900원에서 1000원 할인된 39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달에 이모티콘 2개 정도를 구매하는 금액이다. 구매빈도가 높았던 사용자도 이모티콘의 활용도가 떨어지면 구매 동기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모티콘 플러스는 사용자들에게 세밀한 태그 검색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다량의 콘텐츠를 손쉽게 찾아 활용하게끔 했다. 알아서 추천해주니 내가 일일이 이모티콘 위치를 기억할 필요가 없다. 활용능력이 올라감으로써 뇌에 과부하가 걸릴 일이 없으니, 사용자가 부담을 느끼던 이모티콘 개수(제한선)가 제거되었다. 구매빈도가 높은 사용자만 보더라도 구독제가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으며 높은 Customer Lifetime Value(CLV)를 보인다. 구매빈도가 높지 않던 사용자는 말할 것도 없다. 서비스가 주는 편리함과 풍성함에 매료되어 구독 결제를 시작한 사람 중 평소에 구매가 적거나 없었던 이들로부터 오는 수익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을 것이다. 이에 더해 카카오톡에 대한 락인 효과까지 얻었을 테니, 카카오는 이렇게 또 하나의 고정수익 창구를 얻고 사용자층을 탄탄하게 만든 셈이다.


2) 사용자, 제작자, 플랫폼 모두 win! win! win!

  태그 검색과 퀵메뉴 등 다양한 검색/추천 방식이 도입되면서 이전이었다면 사용자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을 이모티콘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좋아하는 그림체가 아니라 절대 사지 않았을, 그러나 남들이 쓰는 걸 보며 한 번쯤 써보고 싶었던 이모티콘을 써보기도 하고, 내 마음에 드는 새로운 이모티콘도 발견하면서 '선호'의 영역이 확장되었다. 이처럼 순위 안에 들지 못하던 비인기 이모티콘에 대한 접근성이 이전보다 향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정체현상도 심하고 빈익빈 부익부가 심하다. 오죽하면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생겼을까? 콘텐츠가 좋아서 순위권에 들기도 하나, 운이 좋으면 유명인이 언급하거나 밈처럼 유행을 타고 순위권에 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고 네임드 제작자의 콘텐츠 위주로 순위권에 들기 쉽다. 그러나 이모티콘 플러스의 시스템은 상위권에 없어도 사용자에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한된 접점으로 인해 묻혀있던, 개성 있는 이모티콘이 관심받기 시작하면서 해당 저작권자들에게도 수익이 돌아갈 것이다. 자연스럽게 플랫폼인 카카오는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좋고, 사용자는 내게 맞는 새로운 이모티콘을 발견할 수 있어 좋다. 사용자, 제작자, 플랫폼 모두에게 win! win! win!인 셈이다.


오리지널 풍년이로세~!


3) 이제는 이모티콘도 오리지널!

 넷플릭스가 오리지널을 외치며 사업적인 효과를 보기 시작하자 너도 나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오리지널이 풍년인 시대. 아니나 다를까, 벌써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에서도 오리지널이 등장했다. 요즘 대세인 춘식이의 새 이모티콘은 이모티콘 플러스에서만..! 이로써 이모티콘 플러스를 결제해야 할 마지막 퍼즐 조각이 완성되었다.


4) 카카오 지갑 가입 유도

 이모티콘 플러스 이용에 앞서 카카오 지갑을 먼저 개설해야 했다. 지갑 내에 'My 구독'이라는 영역을 두고 구독 상품들을 관리할 수 있게 한 것을 보니 내부적으로 모종의 사업 전략이 있는 듯하다. 카카오에서는 이런 시도를 줄곧 해왔다. 산개해 있던 모빌리티 관련 앱들을 카카오T에 한데 모으는 개편을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카카오 지갑이 생긴 초기에 연말정산을 앞세워 개설을 유도할 당시에는 눌러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모티콘 때문에 자연스럽게 개설하였다. 개설 유도 과정이 매끄럽게 설계된 것은 아니지만, 이모티콘 플러스를 사용해보겠다는 목적의식이 강하다 보니 비교적 쉽게 전환된 느낌이다. (나 같은 경우는 잔여백신 확인을 위한 목적으로 지갑을 개설한 바 있다.) 최근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대략 4635만 명이다. 이 인원을 대상으로 이모티콘을 내세워 카카오 지갑을 개설하게 만든 것은 탁월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이모티콘 플러스에 락인될 시간을 벌면서 동시에 카카오 지갑까지 개설하게 했으니 카카오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아쉬운 지점이 있다면?


 모든 서비스가 완벽할 수 없듯, 이모티콘 플러스도 아쉬운 점은 있다. 카카오 지갑 개설 프로세스 설계가 아쉬운 점이나 인앱 결제 파장으로 아이폰에서의 금액이 인상되는 과정에서의 아쉬움 등이 있다. 이모티콘 플러스 내에서 이모티콘 검색 시 출력 지면이 작아 답답다는 점도 있다. 자잘한 아쉬움들이 있지만, 가장 아쉽다고 생각이 드는 지점을 이야기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꾸준히 구매하여 다량의 이모티콘을 쌓아두었을 충성고객(헤비유저)들에 대한 정책이 다소 아쉽다. 모든 사용자가 중요하지만 충성고객은 특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헤비유저에 대한 혜택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카카오가 들고 있는 데이터로 특정 ID의 사용자가 구매 보유한 이모티콘 상품이 몇 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헤비유저의 기준을 정하고 n개 이상의 이모티콘 상품을 보유한 사용자들에 한하여 2달 무료가 끝나는 시점에 1달 추가로 무료 혜택을 주는 것은 어땠을까? 아니면 이미 구매 보유한 이모티콘 상품 수에 따라 소급 적용하여 일부 캐시백 해주거나 이모티콘 상품 추가 다운로드 쿠폰을 제공했다면 어땠을까? 고민해본다면 충성고객의 마음을 다독이고 그들 마저도 이모티콘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게 만들 방법쯤이야 있었을 것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를 보며 콘텐츠 플랫폼인 내 서비스에 대해서도 곱씹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지, 잘 유입된 그들을 어떻게 락인시킬 수 있을지, 콘텐츠를 어떻게 잘 추천할 수 있을지, 신규 고객과 충성고객을 둘 다 잡을 현명한 방법이 있을지. 역시, 좋은 PM이 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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