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안쪽에는 방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서 미혼인 아내 친구들과 모여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그날은 아내 고등학교 동창인 수경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유선 커플, 우리 커플, 수경이 여동생까지 같이 모여
한참 생일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케이크며 음식이며 신나게 먹다
맥주에 치킨으로 Go~!
유선의 남자친구 상민이 형이 치킨을, 내가 근처에서 맥주를 사 왔다.
별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서로 웃고 떠들며 밤이 깊어갔다.
술도 술술 잘 넘어갔다. 분위기도 좋고 모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수경이가 외쳤다.
”내 지갑 ! 지갑이 없네~! “
”잘 찾아봐 지갑이 어딜 가~“
친구들이 다시 잘 찾아보라고 말했지만 지갑은 나오지 않았다.
정확하진 않지만 여자친구가
그 지갑을 마지막으로 만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난 친구들한테 여자친구가 가져간 거 같다고 말했다.
아차...
여자친구에 대한 의심이 주둥이 밖으로 튀어나왔고
이제는 엎질러진 물이요 날아간 총알이었다.
역시나 여자친구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일 믿어 줘야 할 남친이
자기를 의심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겠지..
하지만 아무리 다시 생각해 보아도
그 지갑을 만지고 있던 건 여자친구였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둥이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진짜 숨긴 거 아냐? 장난치는 거 아냐?“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여자친구의 눈빛은 증오와 분노로 이글거렸으며
입은 금방이라도 입에 담지 못할 욕이 나오기 직전이었다.
그렇게 지갑을 가져간 범인은 찾지 못한 채 우리는 집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모든 것이 밝혀졌을 때 여자친구는 조용히 말했다.
”어떻게 자기 여자친구를 의심해?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네~“
다들 얼큰히 취한 상태에서 상민이 형한테
수경이가 자신의 지갑을 주면서 맥주는 본인이 쏜다고 했고
맥주를 사고 본인의 건빵 바지 주머니에 지갑을 넣은 것을 잊었던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찾아봐야 지갑이 나오나~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모두 기억을 못 하는데 무슨 수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두 번이나 의심의 말을 내뱉었으니 그냥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다행히 여자친구 마음은 풀어졌지만 인생의 큰 교훈을 얻는 날이었다.
당신의 여자친구를 절대로 의심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