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하착(放下著)

집착을 내려놓아라!

by 장유철

우리가 흔히 “내려놓아라”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방하착(放下著)이란 불교용어에 숨겨져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방하착에 대한 문헌고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방하착이라는 용어가 기록되어 있는 대표적인 문헌은 선종(禪宗)의 조주선사어록[趙州禪師語錄: 900년경(당나라 말)]과 오등회원[五燈會元: 1252년(남송)]입니다. 조주선사어록에는 조주선사와 엄양존자가 방하착이라는 화두로 선문답을 하였다는 일화가 있으며, 오등회원에는 석가모니와 흑씨범지의 대화에서 석가모니가 방하착이란 용어를 직접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방하착이라는 용어는 문헌 출간 시기상으로 조주선사가 먼저 사용한 것으로 기록이 되어 있으나, 실제로 이 용어는 조주선사에 앞서 일찍이 석가모니가 사용하였다는 것입니다.


방하착은 내려놓을 방(放), 아래 하(下), 붙을 착(著)이라는 세 개의 한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만약 방하착이 단순히 "내려놓아라" 라는 의미라면, 방하(放下)만으로도 충분한데 굳이 방하착이라는 용어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불교용어에서 붙을 착(著)이란 글자는 애착(愛著), 탐착(貪著), 아착(我著) 등의 용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음이 무언가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집착(執著)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방하착에서 착(著)은 단순히 의미가 없는 어조사가 아니라, 의미상으로 집착이라는 목적어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방하착(放下著)이란 "집착을 내려놓아라"라고 정의하고자 합니다.


석가모니는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 고행(苦行)만이 깨달음의 길이라고 굳게 믿고 고행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러나 석가모니는 극심한 고행 끝에, 고행이 깨달음의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고행이라는 집착을 내려놓음으로써 비로소 중도(中道)의 길로 들어설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석가모니는 “뗏목의 비유”를 통해서, 강을 건너기 위해 뗏목을 이용했다면 강을 건넌 후에는 그 뗏목마저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이는 목적지에 도달한 후에는 그 수단이었던 도구조차 하나의 집착이 됨으로써, 이 또한 마땅히 방하착해야 함을 역설한 것입니다.


또한 선종의 화두로 유명한 조주선사와 엄양존자의 선문답 역시 방하착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엄양존자가 조주선사에게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았음을 자처하며,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자, 조주선사는 "방하착(放下著)하라"고 답하였습니다. 이에 엄양존자가 자신은 이미 내려놓았는데 무엇을 더 내려놓으라는 것인지 당혹스러워하며, "한 물건도 없는데 무엇을 내려놓으라는 말입니까?"라고 다시 반문하자, 조주선사는 "그렇다면 그것을 다시 짊어지고 가거라[담취거(擔取去)]"고 일갈하였습니다. 이는 물질적인 소유물을 내려놓는 것뿐만 아니라,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라는 그 생각조차 집착이 될 수 있으므로 그 마음마저 방하착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방하착은 석가모니가 일찍이 설파하였고, 또한 선종의 화두로 자주 쓰인 불교용어로서, 본고에서는 "집착을 내려놓아라"라고 정의하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방하착은 자신의 마음이 무언가에 달라붙어 있는 집착의 상태를 인식하고, 그 집착을 과감하게 내려놓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방하착은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中道)의 실현이며, 마음의 평화를 얻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본래 내 것이 없음을 깨닫고 모든 집착을 내려놓음으로써, 궁극적으로 해탈과 열반에 이르는 방하착의 지혜를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주1) 嚴陽尊者問: 一物不將來時如何(엄양존자가 묻기를,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趙州云: 放下著(조주선사가 이르길, "집착을 내려놓아라.")

前者云: 旣是一物不將來, 放下個什摩[전자(엄양존자)가 이르길, "이미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내려놓으라 하십니까?"]

趙州云: 恁摩則擔取去(조주선사가 이르길, "그러면 다시 짊어지고 가거라.")


주2) 어조사란 청사실(淸絲실)에서의 '실', 역전앞(驛前앞)에서의 '앞', 그리고 초가집(草家집)에서의 '집'과 같이 이미 실질적인 의미가 한자어 속에 충분히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음의 편의를 돕거나 문장의 운율을 고르기 위해 습관적으로 덧붙여 사용하는 글자를 의미합니다.


방하착(放下著) 1
방하착(放下著)
집착(執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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