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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티니블루 Mar 31. 2022

대패 목살로 만든 돼지고기 덮밥

"검사 결과 양성 나오셨습니다. "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난 후 격리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4일째가 되었다. 부모님께서 양성 판정을 받으셨다고 먼저 연락을 주셨다. 사실 나는 당일까지도 별다른 증상은 없었으나 혹시나 감염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되었고, 결국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병원에서 격리 통보를 받고 회사로 돌아가 조기 퇴근을 하게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면서 '집에 가면 뭘 먼저 해야 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그때 한 가지 다짐했던 게 있었다. '격리를 하더라도 먹는 건 부족하지 않게 챙겨 먹자!'


첫날부터 라면과 음료수를 포함하여 각종 먹을 것들을 집으로 잔뜩 배송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주문했던 것은 고기였다. 고기 중에서도 냉동으로 된 대패 목살을 구매하였다. 냉동 삼겹살이나 목살은 양도 많아 두고두고 먹기에도 좋고, 두께도 얇아서 그냥 구워 먹거나 여러 가지 요리를 해 먹을 수 있어서 활용도가 좋았다.


게다가 내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지금까지도 약간의 기침을 제외하고는 증상이 거의 없는 무증상이어서 음식을 딱히 가려 먹을 필요도 없었기에, 격리기간 동안 요리는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패 목살


격리를 한 후 며칠간은 라면과 레토르트 식품을 먹기도 했고, 어머니께서 해놓으신 음식을 먹으면서 보냈다. 그러다 격리생활이 점점 지나다 보니 슬슬 새롭게 무언가를 해먹을 시간이 왔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 사두었던 대패 목살을 꺼내기로 했다.


처음 대패 목살을 샀을 때는 딱히 어떤 요리를 정하고 산 건 아니었다. 고추장에 볶아도, 간장에 볶아도 맛있고, 숙주나 양파 등 어떤 야채와 볶아도 궁합이 좋아서 요리하는 당일 결정해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번에는 점심시간에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덮밥이 좋겠다고 판단하여 돼지고기 덮밥으로 메뉴를 결정했다. 일본에서는 부타동으로 불리는 돼지고기 덮밥은 조리법도 그리 어렵지 않아 고기만 있으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메뉴이다.



돼지고기 덮밥

※재료(1인분 기준)

대패 삼겹살 또는 목살 200g

양파, 대파 조금

후추, 깨소금

계란 노른자

밥 1 공기

(소스) 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맛술 1큰술, 굴소스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조리방법

1. 소스를 미리 만들어두고 계란은 노른자만 따로 분리해둔다.

2. 팬에 고기를 볶다가 하얗게 변할 때쯤 양파와 대파를 넣고 같이 볶는다.

3. 소스를 넣어 같이 볶는다.

4. 후추를 뿌린 후, 볶아진 고기를 밥 위에 얹는다.

5. 계란 노른자를 얹고, 깨소금을 뿌려 완성.



볶아먹는 고기는 최대한 달달할수록, 그리고 바싹 구울 수록 더 맛있는 것 같다. 불맛을 입힐 수 있다면 더욱 맛있겠지만 이렇게 프라이팬에 고기가 타기 직전까지 바싹 구웠더니 맛도 충분히 괜찮았다. 특히 노른자와 섞어 먹는 고기도 별미였다. 어렸을 때는 노른자를 생으로 먹는 게 어색했는데, 요새 느끼는 생각은 노른자 특유의 고소함 때문에 웬만한 요리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번에 만든 대패 목살 덮밥은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기 위한 요리로 만들었지만, 격리가 거의 끝나가고 완전히 회복했을 쯤엔 미리 사놨던 맥주와 함께 고기만 따로 볶아서 한번 더 먹어보려고 한다.


그나저나 바깥의 봄 날씨가 너무나도 좋은데, 아직도 집에서 격리되어 있는 나는 언제쯤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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