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9
봄이 기웃거리지만, 아직 틈을 내주지 않는 계절의 오후.
물 먹은 스폰지처럼 무거워진 머리를 털어내려 밖으로 나섰다.
따뜻할 줄 알았는데 아직 바람이 차다.
찬 바람은 머리를 가볍게 해준다.
마치 붉은 신호로 꽉 막힌 교차로에 서 있다가 녹색등이 한없이 켜져 속도를 내며 달리 듯, 찬 바람이 불수록 머리 속의 정체는 해소되었다.
하지만, 따뜻한 날이라는 믿음에 얇아진 옷은 몸 속으로 침투하는 한기를 막지 못했다.
그래서 머리는 맑은데 몸이 춥다.
이 추위를 느낄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기 전에 기꺼이 추위를 느껴줘야 겠다.
그래야 봄이 더 반가울 것 같다.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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