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
평소 잠은 충분히 자야 한다는 지론과 함께 수십년을 살아온 A씨.
A씨는 수면 시간 확보를 위해 밤이면 핸드폰도 멀리하고 사람도 안만나고 그 재미있다던 드라마도 예능도 보지 않았다.
그리고 잠 잘 시간이 되면 온 집안을 암흑으로 만들었다.
그러던 그에게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느즈막히 귀가했는데 한낮에 찾아온 조카가 집을 엉망으로 해놓은 것이다.
때마침 그 다음날 아침에 사랑하는 B의 부모님이 집에 오기로 되어 있었다.
A씨는 평소의 지론을 거부하고 밤 새 청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청소라는 게 처음엔 하기 싫지만 막상 하다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까지 하게 되는 마력이 있다.
A씨도 그 마력에 빠져 너무 오랫동안 청소를 했다.
문득 정신을 차린 A씨.
시계는 새벽 5시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B의 부모님은 8시에 오기로 되어 있었다.
A씨는 자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할 수 없었다.
잠들면 B의 부모님이 올 시간까지 일어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안 자자니 A의 눈꺼풀은 너무 무거웠다.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만 흐르던 그 때, A의 혼미한 머리 속에 멜로디가 흘렀다.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이었다.
정신이 반 쯤 나간 상태에서 들리는 환청같은 음악은 너무나도 감미로웠고 A는 잠을 줄이기로 마음 먹었다.
음악에 이끌려 수면부족에 중독되어버린 것이다.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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