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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Mar 05. 2018

감내할까, 말까 - #834

#834




눈 앞에 늪이 보인다.
늪을 감싸고 채우고 있는 진흙을 피하려 조심조심 걸었다.
아뿔싸, 조심했는데도 불구하고 진흙을 밟고 말았다.
그런데, 깊은 늪인 줄 알았는데, 그냥 진흙이 엷게 널려있을 뿐이었다.
밟고 지나갈만 하다.
살짝 더러워진 발, 이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있게 진흙을 밟고 앞으로 나아갔다.
한두발자국은 감내할 만한 진흙이었는데, 열두발자국을 남긴 후 발은 두고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더러워지고 나니 더 더러워지는 건 무섭지 않았다.
그래서 무작정 나아 갔다.
가다보니, 진흙 속에 묻힌 진주 같은 것이 보였다.
진흙을 파내 볼까, 말까.
손가락에 진흙이 묻는 걸 감내할까, 말까.
진주라면 다행인데, 아니면 어쩌지.
_
#essay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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