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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Mar 13. 2018

그만 할까?

#842




글과 그림을 만들려고 했는데 지금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머리가 멈춰버린 것 같다.
그동안 나는 매일 글과 그림을 하나씩 올렸다.
빨간날도 빠짐 없이 매일 했다.
그게 벌써 842번째다.
매일 반복하기를 60번 하면 습관이 된다고 누군가 그랬다.
21일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다.
21일동안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는 그 법칙.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는 그 말과 법칙.
그거 다 뻥이다.
내가 그 증거다.
841번째 반복하고 있는 나에게 아직도 글과 그림은 습관이 아니다.
의지를 갖고 해야 하는, 부담감을 주는 숙제다.
841번째까지 하면서, 하루하루가 기록 갱신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기록이 깨지게 두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문득, 그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멋드러진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때깔나는 글을 줄줄줄 잘쓰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매일 반복하고 있지만, 내 그림이, 내 글이 진일보 하고 있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이 곳에 투입하는 에너지와 시간을 다른 곳에 쓰면 어떨까?
그래, 그만 할까?
그만 한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잖아?
매일매일의 부담감에서 탈피하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
나는 왜 이걸 시작했을까?
여기서 무엇을 얻고 싶었던 걸까?
무엇을 얻기 보다 매일 쏟아내기만 했기에 내 속은 다 고갈되어 버린 건 아닐까?
멈춰버린 머리로 끄적이며 고민해본다.
그만 할까?
_
#essay #에세이


http://www.instagram.com/gand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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