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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nalogue

작가 덕질 아카이빙 'Glyph 2'

# 난, '덕질'이 좋다.

by 김민수
작가 덕질 아카이빙 [글리프] 2


나는 '텀블벅'에서 [글리프]라는 잡지 창간호를 펀딩 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들었다.

'텀블벅'이나 '글리프' 모두 생소한 단어였고, 낯선 세계였다.

그리고 창간호를 준비하는 이들의 글을 통해서 또 낯선 단어 '덕질'이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한 작가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되, 비판이 아닌 '덕질'을 하겠다'는 취지에 동감을 해서 펀딩에 참여했다.

그리고 잊힐 무렵, 계좌이체 소식이 들려왔고, 곧이어 창간호를 받았다.


또 낯선 이름 '정세랑'.


그런데 아주 재미있게 봤다.

그런 작가가 있었구나.

내가 선호하는 책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책, 그리고 2-30대 청춘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인물이었다.

그 책을 읽고 나서 '정세랑'이라는 존재를 몰랐던 무식함(?)을 덜기 위해, 두어 권 책을 사서 읽었지만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허구 헌날, 비평, 비판.... 이런 것에 익숙하게 살았던 터라 '덕질'만 가득한 책, 그것도 문학 월간지 중에서 이런 잡지는 처음 만났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웠다.


이런 책을 만드는 젊은이들이 기특했다.


작가 덕질 아카이빙 [글리프 2호]


그리고 '텀블벅 펀딩'에 함여를 한지라, 글리프에서 2호 펀딩을 한다는 소식이 메일로 도착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구병모'라는 낯선 작가에 대한 것이란다. 기꺼이 펀딩에 참여했고, 펀딩은 1차 때보다 더 좋은 호응을 얻었다.


아마도 나 같은 세대로 잘 알고 있는 김민식 PD가 '정세랑 편'을 읽고 호평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좋은 작용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아니, 그의 호평이 아니더라도 '글리프'를 읽는 동안 기분이 좋았었다.


그간의 문학 월간지들은 주로 '비평' 위주였으니 신선한 시도였기에 더 많은 이들이 참여를 했을 것이다.


함께 온 엽서


'구병모' 아직 나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글리프'를 읽고, 마음이 따뜻해져서 내 취향은 아니지만 두어 권의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될 것이다.

이런저런 바쁜 일로 아직 읽기를 시작하지 못했고, 며칠은 지나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덕질 아카이빙'이니, 나도 믿는 마음으로 '글리프 덕질'을 하기로 마음먹고, 책과 내용물들을 사진으로 담았다.


나에게 감동을 준 책이거나 혹은 내 책이 출간되면 꼭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방식이었다.



이 엽서들과 구병모 작가의 글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직은 알지 못한다.

나의 독서 패턴이나 취향은 젊은 세대들과 다르기에 낯선 작가지만, 구병모 작가에 대한 덕질을 보면서 나는 또 기분이 좋아질 것이 확실하다.


왜 그럴까?

비평, 비판, 가짜 뉴스.... 세상의 험한 말들에 지쳐있기 때문이다.

맞은 말이라고 해도 상대방을 비판하면서 자신을 내세우는 모든 것들에 대한 회의에 대한 반감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나는 '글리프'만큼은 비판하지 않고, 덕질로 대응하기로 했다.



그리고 책을 읽은 후에 기꺼이 싫어하는 '모의 평가 문제지'도 풀어볼 것이며, 구병모 작가의 연대는 서재 한편에 붙여놓고 눈길이 닿은 대로 볼 것이다.


읽지도 않고 덕질을 하게 하는 책, 읽기도 전에 기분 좋은 책, 게다가 이번 호는 '!'.

느낌이 좋다.


덕질 아카이빙, 3번째 주인공은 누구일까?

창간호의 정세랑, 두 번째 구병모, 오로지 덕질만 가득한 책을 보면서 모두 행복하겠다.


P.S.

나는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싶은 중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 달에 평균 10.5권의 책을 읽지만, 주로 전공분야를 읽기 때문에 [글리프] 같은 잡지는 쉼, 청량제 같이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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