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과 꽃 묵상
[시편 18:27]
주님께서는 연약한 백성은 구하여 주시고, 교만한 눈은 낮추십니다.
1945년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이후, 사람들은 그곳에서 초록생명을 다시 보려면 수십 년 혹은 백 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이러한 예견은 패전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일본인들에게 참으로 절망적인 소식이었겠지요.
그런데 이듬해 봄, 초록생명이 돋아났습니다.
그로인해 일본인들은 황폐화된 나라를 재건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초록생명은 입춘을 맞이하는 오늘 소개해 드릴 쇠뜨기입니다.
쇠뜨기의 꽃말은 ‘되찾은 행복’입니다.
쇠뜨기는 생명력이 아주 강한 식물입니다.
한 번 쇠뜨기가 퍼지기 시작하면 아무리 부지런한 농부라도 그를 이겨낼 수 없다고 합니다. 원자폭탄도 이겨낸 쇠뜨긴데 제초제도 어찌하지 못하겠지요. 방법은 부지런히 그를 뽑아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밭에서 원하지 않는 풀을 제거하려면, 뿌리째 뽑아야만 할 것입니다. 그런데, 쇠뜨기의 뿌리는 얼마나 깊은지 속설에 ‘강원도에서 부산까지’이어져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디마디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쇠뜨기를 뽑아내고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새 순이 올라온다고도 합니다. 게다가 마디가 얼마나 약한지, 손만 대고 조금만 당기면 똑똑 부러집니다.
쇠뜨기가 강한 생명력을 간직할 수 있는 비결, 그것은 땅 속 깊이 박힌 뿌리도 한몫을 하겠지만, 연약한 마디에 있는 것입니다. 연약함으로 인해 그들은 생명을 이어갈 수 있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쇠뜨기를 볼 때마다, 나의 내면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가 생각합니다.
쇠뜨기의 포자를 올리고 있는 텅 빈 줄기와 일액현상으로 아침마다 송글송글 맺고있는 이슬 방울을 보면서 ‘텅 빈 충만’의 신비를 떠올리거든요. ‘텅 빈 충만’의 신비는 연약함 속에 있습니다. 흠이 있고, 연약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함을 알고, 그런 존재이기에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존재임을 알게 됩니다. 자기를 비워내고 이웃과 하나 되는 것이지요. 이런 깨달음을 얻은 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입춘입니다. 입춘은 ‘봄을 세우다’라는 뜻이지요.
여러분도 봄 속에 우뚝 서는 입춘의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