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N

바다에 대하여(On Sea)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by 김민수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바다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바다는 가장 넓고, 가장 깊습니다.

자신을 낮출수록 더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다는

삶의 진리를 바다는 몸으로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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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썩지 않습니다.

바다가 썩지 않는 이유는 때때로 다가오는 태풍과 폭풍 때문입니다.

깊은 속내까지 온전히 뒤집히고 나면,

바다는 다시 새로워집니다.

고통은 끝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입니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아픔, 그것은 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시 살게 하시려는 신의 깊은 뜻입니다.



바다는 깨끗한 것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더러운 것도 마다하지 않고 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더러워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정화해냅니다.

우리를 받아주시고, 다시 새롭게 하시는 예수의 마음과 닮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바다는 가장 높은 하늘과 맞닿아 있습니다.

가장 낮은 것과 가장 높은 것의 만남, 그것은 기적입니다.

우리는 땅에 발을 딛고 살지만, 하늘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그렇게 매일을 사는 일 또한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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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어둠을 밀어내며 솟아오르는 첫 빛은 알파(A)의 시간 속에서 오메가(Ω)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처음처럼’ 살아가라 말하지만,
때로는 ‘마지막처럼’ 살아가는 것도 더없이 소중한 삶입니다.


처음의 맑음과 마지막의 절박함이 한 날 속에 함께 머물 때, 그 하루는 하늘을 닮은 하루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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