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
만진다는 것은
좋아해서 사랑해서한 일.
만져진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
누군가를 만지고 싶은 기분.
무언가를 만지고 싶은 기분.
한 번쯤 만지고 싶은 기억들.
책을 읽는 내내 내 옆에서 속삭이듯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대화 속에 빠져들면
나도 무언가를 하고 싶어 진다.
쏟아지는 이야기를 엿듣고 있노라면 숨 쉴 겨를이 없다.
한숨을 고르고 어느 장의 한 꼭지를 읽더라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몰입된다.
날 것의 대화.
너도 나를 좋아해서
이렇게 자꾸 나를 만지는구나.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이고 나에게 오는구나.
나는 가능한 매일 과일을 먹는 것을 내 인생의 중요한 복지로 여기고 있다. 사계절 내내 제철 과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챙겨 먹으려고 한다. 그러나 과일을 사는 일은 불안할 때가 많다. 맛없는 과일을 사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과 앞에서, 딸기 앞에서, 수박 앞에서, 복숭아와 배 앞에서 잔뜩 긴장한다. 그러나 나는 감을 살 때는 불안하지 않다. 아무거나 사도, 어디에서 가도 감은 한결같이 달고 맛있다. 감은 정말 안전하다. 감을 사는 것처럼 인생을 살고 싶다. 이것 집었다가 저것을 집었다가, 통통 두들겨보다가, 냄새를 맡아봤다가 하면서 불확실과 씨름하는 일 없이 아무렇게나 선택하고 그게 매번 성공해서 무조건 신났으면 좋겠다.
<만지고 싶은 기분> 160p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매번 선택하는 일들이 성공은 아니더라도 안전하기를 바랄지도….
#북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