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5년 넘게 언론사 기자로 일했습니다. 끊임없이 세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에 몰두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의 말처럼 중년이 ‘제2의 사춘기’라 불리는 이유를 실감하게 됐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 문득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지금의 나로 충분한 걸까. 그런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마음속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세상이 아닌 ‘나’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그 매개로 클래식 음악을 택했습니다. 저는 클래식 전공자도, 음악에 해박한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음악은 언제나 제 곁에 있었습니다.
남자라면 군대 시절 듣던 노래를 평생 잊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제 삶의 여러 순간마다 클래식이 배경음처럼 함께 했습니다. 교향곡의 전 악장을 끝까지 듣지 못하더라도, 짧은 선율 한 조각이 마음을 흔들 때가 있었죠.
그 감동이 쌓이다 보니 직접 악기를 배우고 싶어 졌고, 지금은 7년째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습니다. 연주는 여전히 서툴지만, 그 안에서 뜻밖의 깨달음을 얻습니다.
어떤 곡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내고, 어떤 순간은 지금의 나를 새롭게 발견하게 합니다.
이 매거진에는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자 합니다.
클래식 한 곡에 얽힌 나의 작은 서사, 그리고 바이올린을 통해 배우게 된 삶의 온기와 통찰을 나눠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