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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훈 Aug 06. 2019

일본여행 알고 가자

일본의 수출규제와 불매운동


 연일 일본의 수출규제와 이에 대한 대한민국의 불매운동으로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대한민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정치에 경제를 끌어들인 아베를 비난하면서도 우리 정부 또한 감정적으로 반응하여 경제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견 등의 비판도 다양하다.


 일본은 도대체 왜 저런 강경책으로 대한민국을 견제하는지, 유행처럼 번지는 불매운동에 동참하여야 하는지, 앞으로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등을 알고 스스로 판단하자는 취지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과 지식인들이 관련 글을 게재하고 의견을 내세우고 있으므로 검색창에 한 단어만 검색해도 쏟아지는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간단하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읽고 대충 감만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써 보려고 한다.



수출 규제와 백색 국가 제외

 

 일본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세 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해선 아주 정교한 기술들이 필요한데, 일본의 기술력이 좋아 전적으로(80% 이상) 수입에 의존하던 품목들이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기판을 만들 때 쓰는 감광제, ‘에칭 가스(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소재들이다.


 여기에 이어 일본은 화이트 리스트(백색 국가)에서 대한민국을 제외했다. 일종의 수출 심사 완화제도로 여기에서 제외되면 개별적으로 수출 심사를 받아야 하고 절차도 복잡해진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여 양보는 없다고 발표했다. 전면전의 형세다.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우리나라 대법원이 일본의 전범기업에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일본은 이미 보상금도 주고 끝난 일인데 왜 다시 사과를 요구하고 배상하라는 거냐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그리고 북한으로의 에칭 가스 등의 밀반입 의혹을 제기하며 수출 규제에 대한 명분을 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자 백색 국가 제외까지 실행했다.


 여기까지가 표면적 이유이다.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아베의 수출 증대 정책(아베노믹스)의 큰 성과가 없자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여 주의를 돌린다는 것, 전쟁 가능성을 시사해 긴장을 불러일으킨 후 개헌을 통해 자위대(자국을 지키기 위한 군대)가 아닌 진짜 군대를 가지는 것(2차 세계대전 패배와 함께 헌법으로 군대를 가질 수 없도록 강요되었다), 그리하여 아베 정권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이면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영향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공급 악화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겨 삼성, SK 하이닉스 등의 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대기업은 자금력으로 버틴다 하더라도 중소기업의 피해가 급선무다.


 한편, 미국의 애플, 구글 등 주요 기업을 포함한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대한민국의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다. 즉, 반도체 생산 및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그들에게도 피해가 간다. 그래서 그들도 불편한 입장이라고 전해진다.


 당장은 대한민국에 큰 손해겠지만 잘만 대처해서 위기를 극복한다면(대체 기업 섭외 및 자급자족), 다시 말해 더 이상 일본의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 결국 더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건 일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일본 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대책


 일본이 백색 국가 제외까지 발표하자, 대한민국 정부는 전면전을 벌일 것을 선언했다. 러시아나 미국 등에서 새로운 소재 공급원을 찾고 있으며, 국내 기업 중에서도 기술력을 갖춘 곳이 있어 에칭 가스는 이미 대체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피해를 입는 기업들에게 지원을 하여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상황 타개를 위해 일본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면서도 강경한 입장은 고수하겠다는 눈치다.



부정적인 시각


 우리의 우방국이자 일본의 우방국이기도 한,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이 중요하다. 중국과의 마찰 때문에 복잡하여 일본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하지만, 사실 미국이 용인하거나 종용하지 않았다면 일본이 수출 규제 카드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미국이 뒤를 봐주고 있는 거라면 문제가 커진다.


 아무리 일본이 침체기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과의 격차는 아직 크다. 경제 규모 차이가 매우 큰 대국을 상대로 승산 없는 싸움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감정적인 반응으로 외교를 하면 안 되고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불매운동을 해도 결국 손해 보는 건 대한민국일 거라는 예측이다.

 


마무리


 대부분의 이념 문제가 그렇듯, 이번에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있다. 결국 우리는 한국인이라는 것이고, 정부의 대처가 옳든 그르든 우리는 뭉쳐서 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맹목적인 불매운동을 하는 것도, 소신을 갖고 일본 제품을 구매하고 이용하는 것도 모두 자유이다. 권유할 수는 있지만 간섭할 순 없다.


 그렇지만 모국의 중요한 사안인만큼 대략이나마 알고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본 여행을 가든 일본 제품을 쓰든 개인의 자유이다. 서로의 가치관에 부합한 행동을 하면 될 뿐이다.


 그렇지만 일본여행, 알고는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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