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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기형장애 지구의 이야기 (개정판)

by 함가온해

지구는 태어날 때부터 저주받았다. 병원에서조차 의료진은 그의 얼굴을 보고 침묵했다. 그는 안면기형장애를 진단받았다. 부모는 절망했고, 가족조차 부담을 느꼈다. 그의 얼굴은 기형적이었으며, 커다란 눈과 불균형한 광대뼈가 인상을 더욱 기괴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를 보면 얼굴을 찌푸렸고, 혐오를 하며 거리를 둘 정도였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다녔다. 유치원에서는 친구들이 그를 멀리했고, 교사조차도 그를 문제아 취급했다. 부모의 한숨, 이웃들의 경멸, 그리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그를 점점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고등학교를 졸업을 하고 지구는 홀로 서울로 갔다. 그는 서울에서는 친구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혼자였다. 그는 편의점, 피시방, 음식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사장들은 그의 얼굴을 보고 혐오감을 느끼며 돌아가라고 했다.



결국 지구는 노가다 인력사무소에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매우 힘든 일들이었다. 매일 뼈가 부숴지는 고통 속에서 그는 일을 했다. 이곳에서는 지구는 한 명의 노가다꾼이었다. 그렇지만 지구와 같은 노동자들도 그를 피했다. 그가 근처에 있으면 구역질이 난다는 이유로 밥을 먹을 때면 지구를 따돌렸다. 지구는 절대적인 외로움을 느꼈다.



지구는 매일 새벽에 인력사무소에 출근을 하고 버스를 타고 노가다 현장으로 갔다. 버스에서 그는 항상 혼자 앉아있었다. 그리고 노가다 현장에서 힘든 일을 하고 모두에게서 경멸과 혐오를 받으며 홀로 밥을 먹고 저녁 6시에 퇴근을 했다. 그것이 그의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지구는 자신이 저주 받았다고 느꼈다. 모두가 그의 내면을 보지 않는다. 지구는 자신의 내면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자신의 추한 외모처럼 영혼조차 추할까? 아니면 그의 영혼은 천사 같은 모습일까?


지구는 신이 어째서 자신이 고난을 받게 하는지 궁금했다. 지구는 살면서 작은 잘못 하나 한 적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의 경멸과 혐오 속에서 그는 작은 실수조차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는 강박적으로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봤다.


어느 날, 지구는 매일 반복되는 날처럼 버스를 타고 일용직 현장으로 갔다. 그리고 그는 우연히 성형외과 광고 현수막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처음으로 희망을 품었다. 노가다 일이 끝난 후 그는 인력사무소 사장에게 당분간 쉬겠다고 말했다. 사장은 별 관심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는 성형외과 광고 현수막이 걸린 곳을 찾아갔다. 현수막에 적힌 전화번호를 스마트폰에 입력하고 주소를 사진으로 찍었다. 지구는 어쩌면 자신이 정상이 될 지도 모를 것이라는 희망을 느끼며 행복했다.


다음 날 지구는 성형외과에 전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미소성형외과입니다.”

젊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녀의 목소리가 구원자 같았다.

“안면기형장애를 진단 받은 사람입니다. 성형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오전 11시 이전에 올 수 있으실까요?”

“좋습니다.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

“예약을 잡아드릴게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제 이름은 지구입니다.”

“이름이 특이하시네요. 오전 11시 이전에 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지구는 단정하게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구는 옷장에 걸린 옷들을 보았다. 모두 노동복들이었다. 그는 셔츠 한 벌조차 없이 노동일만 했던 지난 날들이 슬펐다. 얼굴을 고칠 수 있다면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정상적인 일상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지구는 그나마 깨끗한 노동복을 입고 병원으로 걸어갔다.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을 그의 얼굴을 보고 옆으로 피했다. 성형외과에 도착해서 지구는 아름다운 인테리어의 성형외과에 감탄을 했다. 이곳은 하나의 천국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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