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27
논술을 준비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입시 관련 모든 정보에 느린 엄마이지만, 이런저런 정황을 따져보니 논술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 한 학원 설명회에 참석했는데,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나는 수능 초창기 세대인데, 당시 수능과 함께 대학별 본고사가 잠시 부활했었다. 본고사는 지원한 대학에서 직접 보는 시험인데, 예를 들어 수학은 2시간에 8문항을 풀고, 논술은 2시간 동안 주어진 주제에 맞는 글을 쓰는 것이고, 영어 또는 과학 이렇게 지정된 몇 과목의 난이도 있는 시험을 종일 풀어야 한다. 당시 나는 수학과 논술은 잘 봤고, 영어를 망치지 않아서 원하는 학교에 합격했다고 믿는다.
논술의 주제는 기억나지 않는데, 그때 그 주제를 정반합의 논리로 완성했던 기억이 있다. 보통은 최종 점검할 때 적어도 한두 문장은 완전히 지우고 새로 쓰곤 했는데, 당시 5개 문단을 아주 균형 있게 완성한 후 매우 흡족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여담이지만, 성공의 기억은 이렇게 힘이 세다.
아무튼,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요즘 입시에서 논술은 보통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 논술을 전략적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아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는 원하는 학교 진학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가 크긴 하지만, 나는 내심 이 논술 학원이 길고 지리한 2달의 겨울 방학 동안 나 홀로 공부에 지칠 수 있는 아이에게 힐링 타임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이날은 나 혼자 방문했던 학원의 또 다른 설명회에 아이와 함께 참석했다. 논술 전형의 경쟁율을 보면 깜깜하기 짝이 없지만, 선생님들이 조곤조곤 설명하는 것이 과장 없이 신뢰를 주는 게 아이 마음에도 들었나 보다.
아이도 논술을 준비하겠다고 한다. 경쟁률을 보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지만, 이 또한 연습량에 달렸다는 선생님들의 논지를 또 못 이기는 척 믿어 본다. 아이의 입시도 정반합의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성공의 기억으로 마무리되면 좋겠다. 내 기억처럼 오래 기억되는 힘이 센 성공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