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2
하루 2회의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종일 독서실에서 자기와의 싸움을 해야 한다.
삼시 두끼를 집에서 해결하는 예비고3의 식사는, 근무 환경이 비교적 자유롭고 돈 못 버는 1인 사업가인 내 몫이다. 그러니 두 달 긴 방학은 우리 모녀에게는 시험일 수 있다. 끊임없는 엄마의 잔소리가 지겨울 딸과 축 처진 어깨로 심통을 부리는 딸에 대한 염려가 가득한 엄마. 그러니 즐거워야 할 식사 시간도 서로 눈치를 보게 된다.
가만히 살펴보니, 비교적 밝은 얼굴로 식사하러 오는 날은 식사 전 공부가 잘된 편이고, 어두운 표정일 때는 졸음을 이기지 못한 날이다. 그러더니 오늘은 결국 밥맛이 없다며 눈물을 떨구더라. 혼자서 너무 힘들다며 '관리형 독서실'을 우물거린다. 이내, '근데 돈 때문에 안 되지?'라고 덧붙인다. 그 말에 난 또 마음에 빗금이 생겼다.
사실 윈터스쿨이나 관리형 독서실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시설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왔다 갔다 에너지 소모가 심할 것 같고, 관리형 독서실은 식사를 따로 챙기는 것도 소모적인 일이라, 결국 가까운 독서실에서 그야말로 자기주도 학습을 해보자고 결정한 것이었다. 긴축 재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었으나, 여러 가지 효율 면에서 선택한 이유가 컸다. 그런데 부모의 약점을 들며 상황의 핑계를 먼저 대는 것 같아서, 그 순간은 미안한 마음보다 그 나약함에 짜증이 먼저 올라왔나 보다.
여전히 나에게는 라떼 마인드가 깔려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디서든 어떤 상황이든 할 놈은 한다는 건 진리이다. 푹 솟아오르는 짜증을 최대한 낮추며, 다른 친구들의 상황이 더 좋아 보이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고 말해줬다. 관리형 독서실에서도 스스로의 의지가 없다면 결국 어느 순간 챙피함도 사라지고, 깨워도 안 일어나게 될 거라고. 얼르고 달래서 겨우 밥을 먹였다.
두 달 방학, 아니 앞으로 최소 10개월간 자기와의 싸움을 지속해야 한다. 독학독행(獨學獨行), 결국 스스로 일어서는 방법을 터득해야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