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5. 마더피스 타로: 컵의 아들
일어나 카톡을 보니 간밤 사이 전하신 님들의 소식이 도착하여 있다. 위로의 소식, 만남의 소식이다. '사랑은생명력이다'는 어제의 문장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카드를 뽑았다. '컵의 아들cup sun', 오쇼젠 '신뢰trust' 카드다. 새로운 시작과 설렘을 의미하는 '컵의 아들'은 기사(아들, 소년, 모험을 시작하는 이)가 몸을 날려야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고 조언한다. "기억하라, 의심이 있을 때에도 도약하여야만 한다." 엊그제 수업을 준비하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모험의 탄생>을 만나고(http://www.podbbang.com/ch/1774446: <모험의 탄생>이 낭독된 건 32회인데, 놀랍게도 에피소드 33회에서 타로 뽑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업하다 새롭게 쉘 실버스타인의 <이 다리>를 만났기에, 카드는 더 각별해진다. 님을 위한 카드가 나를 위해 돌아오는구나.
카드는 말한다, 당신은 의심에는 무관하고, 신뢰에 모든 주의를 기울인다. 그러면 의심이 사라지는 날이 온다. 왜냐하면 당신이 의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의심에게 음식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의는 음식이다. 만약 당신이 주의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면, 의심은 그것의 사슬을 유지할 수 없다.(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4737545, 117~8쪽)
"사랑은 선택"(스캇 팩)이다. 사랑은 말한다, 선택하고 집중하라. 우리의 연상은 통념으로 이어지지만, 그 중 대다수는 위계의 논리로 만들어진 세속적 관점일 뿐이다. 고정관념으로 이루어진 세계 속에는 객관이라 부르는 허구만이 있을 뿐이다. 이 통념의 세계와 습관적 연상을 멈추지 않으면 우리의 세계는 새로워질 수 없다. 뛰어내린다는 것은 세속적 통념의 세계를 가로질러 힘차게 박차 몸을 날리는 것이다. 요나탄과 카알이 낭기열라로, 다시 또 낭길리마로 도움박질하여 세계를 끝냈듯(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2852784).
"신뢰는 긍정이다. 이 존재는 우리의 어머니라는 것을, 자연은 우리의 근원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것은 우리와 반대될 수 없고, 우리에게 해로울 리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것을 알고 이해한다면, 신뢰는 솟아오른다.(앞의 책)" 창조의 신이신 '어머니'와 '자연'에 대한 신뢰는 이 허상의 세계가 앗아간 나의 생명성을 회복시킬 것이다. 내 "마지막 몇 걸음"을 생각하며, 님께, 그리고 나에게 <Cup Sun> 카드를 보낸다. '당신'이라는 "다리"가 있는 오늘을 시작한다.
이 다리
쉘 실버스타인
이 다리는 네가 보고 싶어하는 신비로운 땅으로
너를 중간까지만 데려다 줄 거야.
집시들의 천막과 소용돌이치는 아랍의 장터를 지나고
일각수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달 밝은 숲을 지나서.
그러니 이리 와서 나와 함께 잠시 걸으며
내가 알게 된 꼬불꼬불한 길들과 놀라운 세상을 좀 보렴.
하지만 이 다리는 너를 중간까지만 데려다 줄 거야.
마지막 몇 걸음은 너 혼자서 나아가야 해.
《다락방의 불빛》(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