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멀미

by 양순승

찔레꽃 가시에 덥석 물렸다


실핏줄을 타고 비릿한 새물내가 길을 내면

투레질을 하던 기억들이 꿈속으로 들어가고

여백 사이를 흐르는 무채색의 바람은

내려온 길이만큼 비탈을 붉게 오른다


내소사 실금간 격자무늬 문살에

몸 붙여 핀 마른 꽃들

목어가 싣고 온 파도 소리보다

더 맑은 울음을

운다


숨길을 만드느라 행간을 파고든 제대혈 유전자들

자벌레가 꿈틀거리다 무너뜨린 뒤축을

불티처럼 헤집고 다닌다


흑백사진 속에서 한 바가지

씩 퍼 올린 푸른 달빛

어지럽게 향기를 쏟아낸다


그 밤 내내

울컥,

울컥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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