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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02. 2021

빈곤한 풍요, 풍족한 타락





  그림은 피카소의 '청색시대'에 가장 돋보이는 그림 중 하나이다. 1901 중반부터 -1904 가을까지 피카소의 그림의 시기를 '청색시대'라 명명한다. 그 시기의 그림에는 고독한 인물의 묘사가 주를 이루었다. 짙푸름은 불행과 낙담, 빈곤, 절망을 암시하는 이미지에 우울하고 황량한 분위기를 부여했다. 피카소의 주제 중 가장 많이 그려진 사람들은 노인, 빈곤한 사람, 맹인, 노숙자와 사회 밖으로 밀려난 추방자 된 들이었다.


 그림은 단순히 눈먼 사람의 초상화가 아니다. 이 그림은  인간의 고통에 대한 피카소의 총평이다. 빵과 포도주의 빈약한 식사는 그리스도의 모습과 가톨릭 신앙의 주요 교리에 대한 언급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을 통해 피카소는 스스로가 빈곤하고 우울한 사회의 불행한 사람들과 밀접하게 동일시되었음을 드러낸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빵과 포도주를 오늘날의 성직자에 빗대어 비판해 본다면, 희디흰 손과 얼굴색은 타락이다. 노동의 흔적 한 곳 없는 그 가냘픈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얼굴색과 안색들은 좋은 것 먹고, 좋은 것 마시고, 타락 없는 장소에서 타락한 몸이다. 세상의 밖에 나가 일말의 고뇌도 없이 주절이 고통 없는 공간에서 희디흰 안색의 미사여구는 타락의 언어이다. 세상에 언급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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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Picasso - The Blind Man’s Meal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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