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by 일뤼미나시옹

치앙마이

-김정용



땡볕 아래 갈비뼈 불거진 스캐비 앓는 개가

물기 어린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노란 정액이 맺힌 성기를 열심

핥는다


헛 것에 끌리다 퍼질러 앉는

배고픈 길


땟국물 흐르는 눈을 한 코끼리

천근 무게의 고요로 서 있는데

오그라든 짧은 꼬리가 톡, 톡

깨운다


꼬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발바닥 염주를 꾹 꾹 누르며

간다


어차피 이번 생 없다 치는 게 맞겠다.


수명이 다해 붉은 물이 녹물 슨 듯

꽃숭어리 내려놓지도 못하는

담벼락에 기댄 깡마른 꽃나무에겐

저의 먼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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