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
-김정용
나는 아직도 돌의 항상성과
기차의 항상성을 믿는다
사과의 붉은 아침 해의 키스를 믿는다.
무지개 없이 여름은 지워졌고
감각의 창을 닫은 구름의 비의는
고무 타는 공기를 뒹굴었다.
골다공증의 기왓장들은 기러기처럼 날아갔다
떠나는 것들의 비의는 언제나 사선의
항적을 갖는다.
너도 그러하냐, 내 오랜 나의 벤치에 나
아직도 나는 네가 그리 앉아 있었으면 좋겠다
뜨거운 아침 안개에 서려오는 너의 서러운
시정으로 들어오는 기차 같은 사선
그러나
늙어버린 간이역과 늙지도 않는 성당의 종탑은
고정불변의 항로에서 사선으로 기운다.
그러나
사선은 겨울의 빈 들을
한번 더 되새기게 한다.
얼마나 힘이 없는가
저녁 해의 기울기는
그러해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건가.
날으던 기왓장들의 퇴색의 이후는 어떠한가
빈 의자에 앉아 날개를 기다리는 이후의 나는 어떠한가
아직도 기다림의 이유를 가진 이들은 날개의 이후를 믿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