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그림으로 읽는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고화질 작품 모음

by 일뤼미나시옹

https://www.youtube.com/watch?v=4D_JEmoY8rY&t=17s


레벤스에게

앤트워프(Antwerp)에 있을 때에는 인상파 화가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도 몰랐는데, 파리에 와서 그들을 직접 만나 보니 아직 그 일원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그림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네. 특히 드가(Hilaire Germain Edgar Degas, 프랑스, 1834-1917)의 누드화와 모네(Claude Monet, 프랑스, 1840-1926)의 풍경화가 맘에 든다네. 내가 하고 있는 작업 이야기를 하자면, 모델에게 지불할 돈이 없어서 인물화는 완전히 포기했네. 그 대신 유화로 채색하는 연습을 위해 빨간 양귀비 꽃, 푸른 수레국화와 물망초, 하얀 장미와 분홍 장미, 노란 국화 등 꽃 그림을 그린다네. 푸른색과 오렌지색, 빨강과 초록, 노랑과 초록의 대립을 추구하기 위해서지. 회색빛 조화를 피하고 강렬한 대립을 조화롭게 다루기 위해 강렬한 색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네. 이런 훈련을 마치고 최근에는 두 점의 두상 습작을 그렸는데, 전에 그린 것보다 빛과 색채에서 훨씬 낫다고 감히 말할 수 있네. 예전에 우리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나. 색에서 생명을 추구해야 한다고. 진정한 데생은 색과 함께 틀이 만들어진다고. 풍경화도 12점을 그렸는데, 순전히 초록색과 푸른색으로 그렸다네. 나는 이런 식으로 그림의 생명을 얻고 진보하려고 분투하고 있네. 자네가 철저한 색채주의자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네. 내가 인상파 화가들을 만나 보니, 자네의 색채와 나의 색채가 모두 그들의 이론과 정확하게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지. 그래서 봄이 되면 화려한 색채의 땅 남 프랑스로 가게 될 것 같다네. 우리가 함께하는 것은 어떨가 싶기도 하네.

- 1887년 8월-10월에


테오에게

"편지와 돈은 고맙게 잘 받았단다. 설령 성공을 거두더라도 그림을 그리는데 든 돈을 고스란히 되찾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가족들은 잘 지내지만, 그래도 그들을 보면 슬프다.'라고 쓴 네 편지를 읽고 마음이 아팠단다. 네가 결혼한다면 어머니께서 아주 기뻐하실 게다. 네 건강과 일을 위해서라도 독신으로 지내서는 안 될 테지만, 나는 결혼이나 아이에 대한 욕망을 잃어버린 것 같다. 이따금 35살이라는 나이에 벌써 그런 느낌을 갖는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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