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Cézanne - The Hermitage at Pontoise [1884]
여름 동안 마당에 백리향이 번식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 어린 풀들이 숨을 못 쉬게 빠르게 번식한다. 잡풀들의 이름이 없다고 잡풀이겠지만, 그 풀들에게 미안한 기분이 없진 않다. 백리향으로 인해 내년엔 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백리향은 번식의 속도가 빠르고 그리고 무엇보다 잔잔한 향이 매력이 있다. 손바닥으로 백리향 잎새를 어르다 코끝에 대고 향을 마시면, 먼 여행을 하고 온 이의 몸에서 나는 미지의 냄새가 난다. 이곳의 향이 아니라, 먼 여행지의 향기. 여름 동안 번식을 마치고 나면 가을부터 겨우내 향은 더 짙을 것이다. 잎새는 검푸르게 변하고 무성하게 번식의 절정에 오르면 마당은 바다처럼 출렁거릴 것이다. 나는 바다에 몇 개의 돌덩이를 놓고 바라볼 것이다. 돌과 백리향의 바다. 이대로 가보자. 그러면 또 다른 이유가 있겠지. 지워가면서 채워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