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뭉크 : 생 클루르의 밤

Saint-Cloud

by 일뤼미나시옹


혹시 내 아버지는 아닙니까.

식구들을 버리고 달아난 유랑의 길에 있는 아버지 말입니다.

병든 세상에 대한 시를 쓰다, 절필하고 떠돌이 논공행상했던 랭보를 닮은 아버지는 아닙니까.

도보로 아프리카를 떠돌았던 랭보의 생애를 왜 아버지를 통해 만나야 합니까.

강이 바라보이는 카페의 한쪽은 당신이 앉고부터 어두웠졌다는 이야기는 사실인가요.

강의 물빛과 불빛은 번창하는 세계의 상징입니까. 몰락의 처참한 광경입니까.

세상에 '아버지'가 여기 있었다니 하는'탄식하는 아들'의 자리도

아버지의 자리처럼 검푸른 세상의 한 구석입니다.

거기서 아들은 'The Truth Untold' 를 들으면서, 스스로의 자리를 어둠에서 씻어내려 합니다.

세상엔 아버지가 자식과 아내를 버리고 세상 밖으로 떠도는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마치 떠도는 개처럼, 흐르는 피는 요동치는 심장의 격렬함으로

세상의 끝까지 떠돌아야 하는 방랑의 삶. 그 아버지들은

어느 해변에서 폐선처럼 발견되고,

공원 벤치의 깨어나지 않는 잠으로 발견되기도 하지만

시애틀의 아침 햇살이 가득한 나무에 목을 매달았다거나

사막에 바람이 불면 발자국의 흔적마저 지워지듯

자기 바깥으로 몸을 탈 하는 아버지를

수소문할 수 없는

뭉크의 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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