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 Nolde- Clematis and Dahlia (1940) (75 x 96 cm)
그의 꽃들은 그의 흙에서 태어났다. 그의 거친 손이 흙을 어르고 잔돌을 줍고 퇴비를 하고 잡초를 뽑으면서 키운 꽃들이다. 그의 꽃들은 그의 손을 닮았다. 거칠고 일만 하는 손, 흙에 대하고 돌에 대하여 햇빛에 대하여 감각이 남다른 그의 손. 그의 손은 이른 봄에 돋는 풀잎을 보면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알아챘다. 키우는 꽃의 질감에도 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그의 꽃은 여느 집 회단에서 피는 꽃과는 다르다. 그의 꽃들은 그의 삶처럼 가난하고 그리고 소담스럽지도 단아하지도 않다. 그의 꽃들은 아름다운 색채에 가난이 덧씌어져 있다. 거칠 손의 피부결을 꽃들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그의 손은 부드러움을 모른다. 그의 손은 부드러움 대신 생명력을 손에게 부여한다. 그의 손은 그의 꽃들에게 질감과 생명력과 강인함 그리고 가난과 척박함을 함께 부여한다. 클레마티스는 물을 소홀히 하면 살지 못한다. 그래서 그의 손은 늘 꽃의 심박수를 잰다. 달리아를 키울 때 그의 손은 척박해지고 갈증에 겨운 대지의 고통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손은 꽃 키우기가 끝이 나면 메마른 대지처럼 쩍쩍 갈라진 손등으로 겨울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