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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Apr 20. 2023

지붕 위의 정물

marc chagall : nature morte sur les toits. 1923c 45.8 x 55cm




 천상의 세계를 추구하는 현세적 인간들의 욕망은 모두가 현세적인 삶을 미치도록 탐하면서 죽고 나선 또 천상 세계에 들어갈라고 한다. 아니, 하나는 포기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 하나는 포기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인간으로 태어난 게 뭐 대단하다고 세상을 그리 더럽히고 오염시키고 탐하고 잔뜩 먹고 싸고 끝없이 긁어모으고 그것도 모자라 죽고 나서도 천당 가고 싶다고 하니. 지붕 위의 화려한 화병을 꽃과 당나귀는 생의 화려한 행복의 전형적인 상징이 아닐까. 그기까지만 행복하자. 작은 정물화에 가득한 행복한 덩어리. 질감. 그것만으로 충분하자. 더 이상 뭘 더 원하냐. 미치도록 사랑하고 살았던 한 때의 시절이 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듯, 살아가면서 몇 편의 시를 쓰고 죽는 것으로도 나는 충분하다. 더 무엇을 추구하겠다고.... 살아가면 점점 더 유치해지는 인생살이다. 정말 어디에 대가리처박고 반성하고 싶은 날이 얼마나 많은지. 작은 정물화 한점 앞에서 인생 참 별 것 아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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