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타자기에 하얀 종이를 끼울 때 생각해요....... 넌 곧 죽을 거야. 우리는 모두 곧 죽게 되겠지. 이제 죽어봤자 그렇게 나쁠 것도 없지만 사는 동안에는 내 안에 있는 원천을 누리며 사는 게 최선이겠죠. 그리고 솔직히 터놓고 말하면, 열다섯 번에서 스무 번은 주정뱅이 유치장 신세를 질 거고, 일자리를 몇 번 잃을 거고, 마누라 한둘을 놓치고, 누군가를 거리에서 때리거나 이따금 공원 벤치에서 잠을 자는 꼴이 되겠죠. 그러니 시를 쓰면 키츠나 스윈번, 셸리처럼 써야 하거나 아니면 프로스트처럼 행동해야 할까 걱정은 안 하게 되죠. 강강격이나 음절 수나 각운 같은 것도 걱정하지 않게 되고. 그냥 시를 써내려가길 바랄 겁니다. 거칠게, 혹은 조잡하게, 혹은 다른 방식으로. 진정으로 전달할 수 있는 어떤 방식이 되었든 간에. -찰스 부코스키 <글쓰기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