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 아래
해 질 녘의 구름을 볼 수 있는 창에서
퍼붓는 소낙비에
꽃잎 지워지는 장미를 본다.
꽃 피는 거 보려고 심어놓은
장독 안에 연
진초록 이파리 무성하나
꽃이 오질 않는다
이번 생은 정말
없다 치는 게 맞을까
연잎에 머물다 굴러 내리는
물방울
없다 치는 게 맞는 건가
구름 장난으로
꽃 피울 날이 지워진 건가
비 맞는 의자에
흰 연꽃 앉아 있는
환상
어떤 이별 같은 실감
시 씁니다. 오래전에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