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III

by 일뤼미나시옹

하루 III



돌멩이마다 바람이 나누는 인사말, 우리는 별이기에


자갈이 되고 있는 채석장 돌덩이들 빈 터에서 구루가 되고 있는 자갈들


물무늬로 근친을 맺는 돌멩이들의 둥그스름한 뉘앙스


손의 온기를 돌에게 건네며 돌의 사주를 느끼며


물의 여행을 포기한 돌 하나의 모난 일광욕


나비를 낳았고 전쟁의 침상을 기록했으며 칼을 벼리며 피 바람을 일으켰던 돌의 아랫배


떨어진 풋감에 곰팡이 피는 동안 나이를 먹는 현무암


발음도 없고 기록도 없어야 한다


동남향으로 기울어 저의 벼랑을 깎고 있는 돌


들에 처박힌 돌, 다만 푹 젖으려고, 무엇엔가 푹 젖으려고


마침내 산을 내려온 돌은 봄비를 머금고 다시 맞은편 산으로


스스로가 연장이며 몸이며 끓는 유골인 돌



keyword
일뤼미나시옹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예술가 프로필
팔로워 3,368
작가의 이전글하루 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