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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1. 2019

고야

흰색은  거대한 폭력이다. 눈보라에  폭풍은 일가족과 가축에 고난과 시런을 준다. 길은 얼어 있고 살 곳을 찾아 길을 나선듯한 가족들의 얼굴은 근심과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고 유일한 재산 같은 가축을 썰매에 태워 한 사내가 힘겹게 끌고  있다. 이들의 이주는 어디가 목적일까. 눈보라는  거대 권력의 폭정  같고 저항할  힘이 없는 민중들은 저러듯  한길에 내몰려 막막한 것이다.  이 겨울 풍경은 우리를 그림 속 일가족의  고통에 동참하게 한다. 아 참으로 막막합니다. 그  먼 곳에서  내 이웃이 되고 싶어  찾아온다면 여러분은 반겨 맞아 주시겠습니까. 성서에 내 이읏을  사랑하라는 말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네 이읏 말고 멀리 있는 이읏을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내  이웃을 사랑한다  하지만 사실은 내 이웃에 빌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똑같은 생각과 말과 기도를 반복하고 저 먼 이웃의 말과  생각과 기도를 경멸합니다.  저  겨울 풍경이 오래도록 우리를 아프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겨울 풍경으로 조금 아파 봅시다. 고야가 우리에게 준 하루치의 시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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