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을 하면서 변비 때문에 고생하는 환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보호자들이 많다. 특히 노인 분들 대부분이 변비가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나이 든 부모님들은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돌보는 자녀들도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한다.
나이가 들며, 운동량 부족, 약 부작용 등으로 아버지에게도 없던 변비가 생겼다. 특히 우리 아버지의 경우 항정신병약의 양이 늘어나면 장이 잘 안 움직이고 변비가 심해지는 증세가 있었다. 심할 때는 4-5일이 넘어도 변을 못 볼 때가 있어서 달력에 체크하며 최대 3일은 넘기지 않게 변을 볼 수 있게 노력한다. 변 배출이 제대로 안되면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복통도 나타나서 체크하며 관리를 꼭 해주어야 한다.
아빠의 쾌변 달력
지금은 2일이나 3일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보고 있다. 아버지의 변은 간병하는 우리들의 관심사이자, 쾌변소식은 속 시원한 기쁨이 된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변비해소에 도움이 되었던 경험을 공유한다.
이는 나의 아버지의 한 사례에 국한될 수 있음을 밝혀둔다.
1. 변비약
아버지가 먹었던 변비약은
아기오, 마그밀, 듀락칸등이다. 이 약들을 상황에 따라서 선택해서 주었다.
아기오는 과립형으로 숟가락 하나에 소복이 담길 분량이다. 배에 들어가면 약 성분이 물에 불어나서 대변의 부피를 팽창시켜 변이 나오게 된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은 다른 변비약보다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약이라고 했다. 약국에서 알려준 복용방법은 섭취 시 물을 많이 먹으라는 점을 강조해 주었고 아기오를 다른 약과 동시에 복용하면 안 되고 복용 시 텀을 두라고 했다. 의약품 상세정보를 찾아보니씹지 말고 물 1-2컵과 함께 저녁식후에 복용하란다.아버지는 항상 아기오를 아침에 으적으적 씹어드셨는데, 잘못된 방법이었다...! 그리고 장폐색 환자도 복용하지 말라는 주의가 있다.
아기오로만 배변이 안될 경우마그밀이나 듀락칸(이전에는 듀파락이지였는데 약 이름이 변경되었음)이라는 변비약을 사용한다. 심하면 두 가지를 같이 드시게도 한다. 마그밀은 작은 알약으로 되어있고, 듀락칸은 액상형으로 짜 먹는 한포로 구성되어 있다. 듀락칸은 아침식사 전에 투여하라고 한다. 마그밀, 듀락칸은 삼투성 완
하제로 대장이 수분을 흡수하는 것을 막아서 대변을 무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버지의 경우 아기오보다 듀락칸이 효과가 큰 편이라 성분이 강한가 보다 추측하고 있다. 마그밀보다도 듀락칸이 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2. 식이요법
변비약을 드리면서, 한편으로는 장기간 복용하는 변비약이 장 건강이나 몸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불편함이 있어서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식이요법으로는 사과를 하루에 한 개씩은 꼭 드시게 한다.
냉장고에는 항상 사과가 떨어지지 않게 주문해 둔다. 아버지는 과일을 좋아하는 편이라 사과나 귤 등을 잘 드신다. 그런데 아침 공복에 사과를 먹으면 배탈이 나는 체질이기도 해서 이는 주의해야 한다.
변비에 효과가 직접적으로 좋았던 건 푸룬주스다.
우리 집은 타일러푸룬 1.89L짜리를 주문해서 아침 공복에 반 컵 정도 드린다. 물을 섞어서 드리기도 하고 그냥 드리기도 하는데 맛이 있는 편이라 거부감 없이 잘 드신다. 푸룬주스 가격은 한통에 만원정도 한다. 아버지를 돌보는 요양보호사선생님 말로는 푸룬주스 섭취를 하고 안 하고 가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오늘은 특히 아침에 차가운 푸룬주스를 드시게 했더니 급하게 묽은 변을 본 것 같아서, 요양보호사 선생님께 차가운 걸 바로 드시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프로바이오틱스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버지도 프로바이오틱스를 드시게 했는데 변비에 즉각적으로 효과가 있진 않고 드셔야 할 약도 너무 많다 보니 몇 개월 드시게 하다가 중단했다. 지인 중에 심한 변비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고 톡톡한 효과를 봤다고 했다. 반면에 나는 배탈이 자주 나는 체질인데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고 배탈이 줄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설사나 변비 한 가지에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장 환경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3. 손가락 관장 (묵은 변 배출을 못하고 괴로워할 경우)
3일 정도 변을 못 보다가 볼 경우, 상상 이상으로 그 양이 많고 크기도 크다. 진짜 팔뚝만 하다. 이 거대 똥을 작은 배출구로 밀어내려니 너무 괴롭고 힘들다. 아버지는 알츠하이머가 심해지면서 변을 보는 방법도 잊어버려서 배에 힘을 줘야 한다는 것도 모르고, 괴로움 속에 가만히 변기 위에 앉아있을 때가 종종 있다.
옆에서 배를 문지르고 주물러주면서 힘주라고 외쳐도 역부족일 때가 있다. 나와 요양보호사선생님 같은 경우는 그럴 때 비닐장갑을 끼고 비누로 씻은 다음 항문 주변과 항문을 조심스레 만져본다. 딱딱하고 큰 변이 꽉 막힌 채로 항문이 열려 있을 때가 있다. 그때는 샤워기로 따뜻한 물을 뿌린 다음 장갑 낀 손가락으로 살살, 항문을 건드리지 않으며 변 안쪽(중앙)을 파낸다.손가락 관장은 진짜 조심해야 한다. 혹여 항문을 다치게 하거나 내부에 상처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도 겁이 나지만 아빠가 장시간 화장실에서 못 나오고 괴로워할 때는 이 방법을 쓴다.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딱딱한 변을 좀 파내주면 입구에 막혀있던 것들이 뚫리면서 변이 나오게 될 때가 많았다.
4. 걷기 운동
아버지가 병원 방문을 꼭 해야해서 오랜만에 걸었던 날. 외출을 마치고 돌아와서 시원하게 변을 보았다!
걷기 운동은 확실히 장운동에 도움을 준다.
5. 묵은 변으로 변기가 자주 막힐 경우
묵어있던 변은 딱딱하고 양도 많기 때문에 그대로 물을 내리면 변기가 막힌다. 우리 집도 아버지로 인해 변기가 자주 막혀서 고역이었다. 용액을 들이붓고, 기구를 써서 힘겹게 변기 뚫고, 이도저도 안되면 업체를 부르기도 했다. 점차 요령이 생긴 건 변을 그대로 내리지 않고 장갑 낀 손으로 변을 부순 후에 물을 내리는 편이 훨씬 나았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소변 대변 배출활동이 더 이상 자연스럽지 않게 외부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 것이 되는 과정을 본다. 매일 보는 대소변에 문제가 생기는 건 본인도, 돕는 이도 참 힘겹다.화장실에서 끙끙대는 아버지 배를 문지르면서 캄캄한 밤 내 아픈 배를 쓸어주었던 아버지의 손을 기억한다. 그 기억을 소환해서 돌봄의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