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오늘도 장바구니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마트에서 고기 한 팩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대신 세일하는 두부와 달걀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아들의 학원비를 대느라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
‘그래도 아들이 좋은 대학 가야지.’
그 생각 하나로 버틴다.
남들처럼 좋은 학원을 보내고 싶었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아 가장 저렴한 곳을 찾았다.
그마저도 부담이 되어 커피 한 잔, 옷 한 벌 사는 것도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아들이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성적이 오르면
이 모든 희생이 보람으로 바뀔 거라 믿었다.
그러나 오늘 성적표를 받아 든 엄마는 말문이 막혔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성적이 그대로야?”
실망과 답답함이 밀려왔다.
반면 아들은 성적표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처음부터 학원을 원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공부보다는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기타를 연주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고,
언젠가 무대에서 연주하는 꿈을 꾸곤 했다.
하지만 엄마는 현실적으로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 했고,
아들은 엄마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억지로 학원에 다녔다.
하지만 학원 수업은 지루했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억지로 앉아 있으니 집중이 될 리 없었다.
머릿속엔 시험 문제가 아닌 멜로디가 떠돌았고,
공부는 점점 더 하기 싫어졌다. 결국, 성적은 오를 리 없었다.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자 아들도 터져버렸다.
“엄마가 가라고 해서 간 거잖아!
난 학원보다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잖아!”
엄마는 그 말에 더 억장이 무너졌다.
“그래서 이 돈 아껴가면서 학원 보낸 게 다 헛고생이었다는 거야?”
둘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하지만 사실 엄마도 아들도 서로를 미워하지 않았다.
엄마는 아들이 좋은 미래를 가지길 바랐고,
아들은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고 싶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이 엇갈렸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다.
엄마는 아들의 의견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아들은 엄마의 희생을 이해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기대보다는
아이가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대화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학원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아들에게 맞는 다른 길이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다.
진심을 다해 소통할 때,
비로소 오해는 풀리고 관계는 더 단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