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바를 만나기까지 60일
오늘 아침은 계획하고 있던 아산 MRI 를 찍으러 가는 날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어제 밤 어머님과의 통화로 평화를 잃었다.
남편의 미국 지사 대우에 대해 들으시더니, 왜 이걸 미리 얘기를 안했으며, 대체 왜 그 정도 수준으로 가는 거냐, 당신도 예전 미국 생활할때 모기지 내느라 여행 한 번 못 갔다, 나라고 스위스 여행 안 가고 싶었겠냐.
"너네는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해서 얘기하는 거야."
갑자기 불안감이 훅 올라왔다. 원래 알고는 있었다. 계산기 두들겨보면 오빠의 월급 가지고는 정말 빠듯했다.
근데 그걸 딱 누군가의 입으로, 말로 딱 언어화해서 들으니...
정말 막막했다.
가끔 그런 날이 있다.
부족해보이고, 불안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가슴이 답답하고, 자신이 없어지는..
왜 나는 더 강하지 못할까,
체력이 더 좋으면 좋을텐데,
좀 더 독하면 좋을텐데,
좀 더 사업수완이 있다면 좋을텐데,
내가 일을 좋아했다면,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과 남편에 대한 아쉬움이 날 뒤흔든다.
그리고 내년에 다리가 괜찮아지는 건 맞는지, 그것도 불안하고 말이다.
아이를 잘 키울 수는 있을지...
욕심을 버리고 내 눈앞에 충실하면 된다고 스스로 얘기하면서도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감이 엄습한다.
내가 지금 뭘 해도 너무 사소하고 별 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럴 때는 생각 안 하는 게 상책이다.
생각하지 않고, 할 일을 하는 것.
이런 날도 있는거지..
이런 나도 있는거지..
그리고 다른 날도 있고, 다른 나도 있는거지..!
하루씩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하고 할일이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