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part 2 _ 제5화
첫 번째와 두 번째 몰입을 경험하면서 몸이 겪는 변화들이 있었다. 한시적이지만 평소보다 밥을 3배 가까이 먹어도 허기가 가시지 않는 경험이 있었고 한결같이 이어진 변화로는 지하철을 타거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 면 어김없이 몰입을 하다 보면 신호를 놓치거나 역을 지나치는 일은 일상 다반사로 경험했다. 그리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하기 불편할 정도로 몰입 상태에 자주 빠지곤 했다. 작게는 10분에서 20분을 몰입하지만 심할 경우는 며칠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있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어느 날에는 몸에 두드러기 같은 반점들이 생겨서 피부과에 진찰을 받으러 간 적이 있었다. 피부과에서 받은 진찰의 결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피부에 곰팡이가 폈다는 진단을 받았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의사에게 이야기했지만 의사는 무리하게 에너지를 쓰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약을 처방받고 병원을 나왔다. 약국에서 약을 구매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또 생각에 빠졌다. 방금 전에 의사가 이야기한 스트레스는 나에게는 뭔가 맞지 않은 느낌이었다. 나는 몰입하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그렇다고 몰입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어떻게 몰입이 스트레스로 연결되는지가 궁금해졌고 또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봐야 하는지도 궁금해졌다. 내가 스트레스라는 말을 '짜증, 힘듦, 고통' 등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 중에 하나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재정의 해 보기로 했다.
평소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그 지점에는 늘 문제에 봉착되어 있었다.
문제에 봉착되어 있으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결정이 필요했다.
그 결정들은 늘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회피하거나의 선택이었다.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회피하게 되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면 스트레스는 사라지지만, 회피를 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지지 않을 수 있었다.
내가 나를 관찰해 보면 과거의 나는 이런 문제의 상황에서 했던 행동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화를 내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
두 번째는 담배로 내가 처한 여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
어릴 적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앞서 두 가지 방법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결하려 했던 것 같다.
물론 스트레스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스트레스의 강도가 강하면 화를 내거나 담배를 연신 물어대면서 표출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세 번째부터는 30살에 처음 겪었던 몰입 덕분에 스트레스를 겪는 일이 거의 없다고 표현할 정도고 급격하게 바뀌었다.
세 번째부터는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에 대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파악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자세로 바뀌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부터는 문제를 인지하면 이를 기반으로 핵심가치를 나 스스로 검증하고 평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상태로 바뀌었다.
이런 일련의 경험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다시 한번 정리해 봤다.
내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다른 말로 재정의 하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상태이다. 그러니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상태는 개인에게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의미했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문제들을 겪는다. 경제적인 문제, 친구관계의 문제, 연인과의 문제, 진로의 문제, 사회적인 여러 다양한 문제, 그중에서도 직접적이고 실제로 문제라고 인지하는 것이 문제로 다가온다.
나를 보면 이런 문제를 화를 내서 해결하려 하거나 담배를 통해 해결하려 했고 지금은 자문자답이라는 질문의 과정을 통해 해결하는 상태로 바뀌었다. 이 경험을 문제 해결의 도구를 바꿨다고 표현해도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라는 이름의 기술을 개발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다른 이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 한다.
이렇게 생각하자 나는 스트레스라는 의미가 재정의 되었다. '스트레스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상태'이자 아직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재 정의되었다. 이 의미는 문제가 해결되면 스트레스는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 '성취감, 자존감, 깨달음 등'으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를 오래가면 오히려 축적된 에너지가 과열되어 흔히 말하는 병으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정리되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스트레스는 없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스트레스의 의미가 다름이 아닌 '문제를 해결해만 하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아이도 어른이 되려면 문제를 겪고 또 그 문제를 해결했을 때 해결력을 터득하면서 힘을 사용할 줄 아는 강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성장의 중요한 마디이다. 그래서 성장을 위해서라도 스트레스는 없어서는 안 되는 거였다.
나는 결국 스트레스를 잘 못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인지했다. 최근에 겪었던 몰입도 결국 스트레스라고 생각했다면 피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 최근에 겪고 있는 이런 특별한 경험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오히려 몰입을 통해서 지금 겪는 경험은 힘들거나 걱정이 많은 상태가 아닌 즐겁고 신기하며 오히려 문제가 있으면 호기심에 귀가 쫑긋 거리기까지 했다.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는 그 순간의 경험은 정말 짜릿하고 더 나아가 내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듯한 경험을 안겨주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문제를 겪고 있는 상태를 과거에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하고 곧 고통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내가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문제의 상황에서 결국 그 문제를 어떻게 인지하는가가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이 되기도 하고 또 반대로 생각해 보면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단순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닌 실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스트레스는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반가운 마음으로 그 문제를 반길 수 있게 될 것이란 걸 나는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