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기까지
연둣빛으로 나와
꽃을 피우고
복주머니 같은 열매를 맺고
나무를 키우고 나면
단풍에 허허로움을 맡기곤
거름으로 진다
낙엽이 타면 연기가 나도 눈물 찔끔이면 그만이지
요즘처럼 사람을 질식시키진 않는다
어찌 사람의 손때를 타면 그토록 사나워지는 건지
아궁이에 사르락 타오르던 낙엽 꽃잎처럼 번지던 불꽃이 그립다
구수한 누룽지 내음
뚝딱 가마솥밥에 맛난 찌개까지
부산스레 움직이던 행복웃음 어머니
순식간에 차려주시던 밥상
더없이 고풍스러운 감잎 단풍
후드득 지고 나면 까치밥 말간 홍시만
휘영청 맑다
이별하는 개밥바라기 사이사이
샛별이 총총
휘파람
2018 11 가을이랑 겨울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