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창업 해버리고 말았다 - 1

절대로 창업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다니던 개발자가 사업에 뛰어들었다

by 똑지

2024년 3월 마지막날, 나의 마지막 사표를 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뒤바뀌는 이해할 수 없는 대표의 결정. 본인에게만 있는 특별한 '동물적인 사업 감각'에 의해 어제의 4시간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 수차례.


받아주기에 나는 이미 너무 지쳐버렸다.


나는 여러 차례 IT 스타트업에서 제품 개발의 중추역할을 했다. 그 동안 각양각색의 대표들을 만나보았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믿어주며 때로는 맹렬히 비판하기도 하는 그런 역할을 맡아왔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항상 믿었던 건 그들이 이 과정에서의 역경을 딛고 멋지게 성공해낼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러기를 수차례, 이제는 그들의 행동이 틀렸다는 기준이 내 안에서 만들어졌다. 마지막 회식 자리, 대표가 눈물을 보인다. 자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한다. 며칠 전만해도 "어? 개발자 구하기 쉽네요?"라고 말하며, 다른 사람 쓰면 된다는 말을 대신하던 사람이 맞나 싶다.


그런 모습을 뒤로 한채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3개월 동안 그냥 놀았다. 그렇다고 막 신나게 논 건 아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그냥 집에서 게임을 주구장창했던게 전부이다. 그렇게 5월이 끝날 때 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했다. 내가 돌아갈 곳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기엔 이미 너무 먼 길을 걸어왔다. 누군가와 함께 하기엔 지난 번 스타트업에서의 상처가 너무도 깊다. 다시는 누군가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창업을 결심했다.